미 대통령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Obama) 대통령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26일 미시시피대에서 개최된 1차 TV 토론회 결과 유권자들은 오바마의 손을 들어줬다. 갤럽·USA투데이의 27일 여론조사 결과에서 오바마가 잘 했다는 평가는 48%, 매케인은 34%였다. 또 CBS의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가 39%로 매케인(24%)보다 우세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지율도 차이가 난다. 28일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50%, 매케인 42%를 기록했다. 라스무센의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가 매케인을 50%대 44%로 앞섰다. CNN의 최근 여론 조사에서 오바마는 50개주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240명을 확보, 매케인에 비해 40명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바마는 경합지역으로 분류돼 온 펜실베이니아주에서 4%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으며, 공화당이 강세였던 버지니아주에서도 접전 중이다.

매케인(왼쪽), 오바마(오른쪽).

변수가 많아 여전히 안개 속

하지만 오바마가 승리를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의 여야가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 법안 처리로 금융위기가 곧 수습될 경우 대선 판도는 다시 달라질 수 있다. 경제 위기 문제가 한풀 꺾인 후, 매케인 캠프에서 어떤 전략을 갖고 나오느냐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아직 두 차례 더 남아있는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도 주요 변수다. TV토론은 부동층에 큰 영향을 미친다. 7일 테네시주의 벨몬트대에서 실시되는 2차 토론회는 타운홀 미팅처럼 현장에서 유권자들의 질문에 즉답하는 형태여서 매케인에게 유리하다. 오바마가 2000년 TV 토론회의 앨 고어(Gore) 대통령 후보처럼 치명적인 실수를 할 경우 지지율 약화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또 '토론 약골'로 이미 기대치가 떨어져 있는 공화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Palin) 알래스카주지사가 오는 2일 '토론의 달인' 민주 부통령 후보 조 바이든(Biden) 상원 의원을 상대로 얼마나 선전(善戰)하느냐도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옥토버 서프라이즈' 주목

통상 11월에 있는 미 대선을 목전에 두고 특정 사건이 발생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하는'10월의 충격(October Surprise)'이 나올지 여부도 주목된다. 베이징올림픽에 맞춰 러시아·그루지야 전쟁이 발발한 것처럼 다음달에 미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선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유혈 테러 발생, 중동 정세 악화, 북한의 핵실험 등이 발생하면 매케인에게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네거티브(negative) 선거전이 인종문제와 결부될 경우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동·서부의 대도시에서 오바마에 대한 지지가 분명해질 경우, 보수 성향이 강한 중서부 및 남부 지역에서 흑인 오바마에 반감을 가진 백인들의 표가 결집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런 현상은 여론조사에서는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한 후 투표장에서는 백인 후보를 선택하는 '브래들리효과(Bradley Effect)'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