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덕아웃에서 노트북 사용이 금지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회에서 29일 결정된 사항이다. 대회요강 26조의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조항을 철저히 적용시키겠다는 것이다. 26조에는 '경기 중에 구단직원 및 관계자는 무전기, 휴대전화, 전자기기 등 정보기기를 사용해서 감독, 코치, 선수에게 그 경기에 관한 정보제공을 금지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8개구단은 똑같이 노트북을 이용, 각종 정보를 얻어왔다.

노트북을 이용한 경기분석은 90년대 중반부터 실시됐다. 각 구단들은 3억원 정도를 들여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구입했다.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덕아웃의 노트북은 포수 뒤 관중석의 전력분석원 컴퓨터와 연결된다. 이 시스템에 따라 전력분석원이 작성한 투구 한 개당 코스와 구질, 스피드가 즉석에서 덕아웃에 전달된다. 타자의 타구 방향도 함께 저장된다.

이 자료를 갖고 감독들은 공격 방법과 작전을 구상한다. KIA 조범현 감독이 이 자료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예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노트북이 사용되기 전, 이같은 자료는 손으로 전달됐다. 전력분석원이 우선 종이에 그 이닝의 투구내용과 타구방향 등을 적었다. 그리고는 그 메모를 이닝이 바뀔 때마다 백스톱 그물 사이를 통해 덕아웃에서 온 사람에게 전달했다. 이럴 경우 투구내용은 즉석에서 이용되지 못한다. 최소한 다음 회가 돼야 적용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각팀 감독들은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불편은 하겠지만 법대로 하자면 따라야지 별 다른 수가 없지 않느냐"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