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종교에 대한 빗나간 감정으로 여성 신도 2명을 살해한 30대 연쇄 살인 피의자는 성당. 교회를 돌며 대담하고 치밀한 범행 답사를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여성신도 2명을 살해한 박모씨(38)가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기 위해 방문한 성당.교회는 모두 5곳이고 답사는 8차례에 달한다.

박씨는 지난 5월20일 오후3시부터 6시간 동안 광주 북구 교회 3곳을 돌며 사전 범행답사를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더욱이 박씨는 범행답사 과정에서 북구 모 통닭집에서 구입한 통닭 반마리를 한 공원에서 먹는 여유까지 부린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박씨는 북구 관내 교회 2곳에서 범행을 시도하려했으나 여성 신도들이 함께 나오자 범행시도를 중단했다.

박씨는 이날 밤 9시께 북구 A교회 앞 공중전화 부스에 승용차를 세워놓은 뒤 20분 동안 기다리고 있다 교회에서 혼자 나오던 여의사 안모씨(44)를 4m정도 쫓아가 잔혹하게 살해한 뒤 차량을 타고 곧바로 도주했다.

박씨는 이후 지난 5월말부터 한달 동안 광산구 B성당에 5차례 들어가 범행을 시도하려했으나 혼자 나오는 여성 신자가 없자 범행을 미뤘다.

박씨는 지난 8일 오후 6시40분께 광산구 C성당에서 여신도 염모씨(48.여)가 혼자 미사를 보고 나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승용차에서 내려 염씨를 같은 수법으로 잔혹하게 살해한 뒤 달아났다.

경찰은 박씨가 교회.성당에서 혼자 나오는 여성 교인을 노렸고 도주를 위해 교회 앞이나 성당 내 자신의 승용차를 주차하는 대범함도 보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자신이 예전에 살았던 탓에 지리를 잘 알고 있는 광주 북구. 광산구 관내 교회.성당에서 혼자 나오는 여성 교인들을 범행 대상으로 노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이후 흉기를 저수지나 들녘에 버리고 승용차를 같은 차종으로 교체해 증거를 없애려고 하는 등 완전 범죄까지 꿈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소지하고 있던 광주시내 지도 가운데 북구. 광산구에 많은 흔적이 남아있다"며 "박씨가 검거되지 않을 경우 여성 교인 추가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