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

정부가 16~19일 방한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에 대해 사실상 '국빈급' 예우를 준비하고 있다. 시 부주석은 공식적으로는 중국 내 권력 서열 6위여서 우리측의 특급 의전 대상이 아니지만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유력한 후계자로 현재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주자이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15일 "청와대측에서도 이번 시 부주석 방한에 각별히 신경을 쓰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했다.

우선 일정부터가 '파격'이다. 17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앞서 시간을 쪼개 시 부주석과 조찬을 함께하며, 오후에는 정운찬 총리가 회담하고 환영 만찬을 연다. 오찬은 경제4단체장이 주최할 예정이다. 또 시 부주석은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민주당 지도부를 모두 만나고, 18일에 경주로 내려가 관광한 뒤 경북지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같은 일정은 외국의 'A급 총리'가 와도 잡기 힘든 것들"이라고 했다.

또한 외교부 신각수 1차관이 서울공항에 영접 나가며 류우익 신임 주중대사가 전체 일정을 영예수행(밀착수행)하는 것도 특별 대우다. 의전도 총리급이 아닐 경우 외교부 해당 지역과(課)에서 맡는 관례와 달리 의전실에서 담당하며, 경호도 경찰이 아닌 청와대에서 직접 챙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4월 서열 5위 리창춘(李長春)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한했을 때도 이런 대접은 받지 못했다. 최근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