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마리아 비야르 스페인 축구협회장 입국

"며느리의 나라 한국, 모두 배우고 싶다." 한국 방문에서 A매치 평가전이라는 큰 선물을 안긴 앙헬 마리아 비야르 를로나 스페인축구협회(RFEF) 회장(60)이 남다른 한국사랑을 과시했다.

비야르 회장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조중연. 이하 축구협회)와의 상호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해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후 비야르 회장은 2022월드컵조직위원회 및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방문을 비롯해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한 시간 동안 예방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1998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비야르 회장은 스페인 축구의 일인자다. 아틀레틱 빌바오 선수 출신으로 현재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비야르 회장은 현역 시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400회 출장과 더불어 대표선수로 A매치에 25회 나선 베테랑이다.

은퇴 후에는 행정가로 변신해 FIFA에서 심판, 행정, 기술 등 각 분과 위원장을 지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에서도 부회장직을 수행했다.

스페인어 뿐만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에도 능통해 소위 '마당발'로 통하고 있다.

더욱 특이한 것은 자신의 대를 이어 변호사로 재직 중인 큰 아들의 부인이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이번 방문 이전에도 며느리의 나라인 한국에 수 차례 다녀간 바 있다.

비야르 회장은 스페인인 특유의 제스처와 농담을 섞어가며 거침없이 대답을 쏟아내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를 달궜다.

비야르 회장은 "한국과 월드컵에서 세 차례 맞붙었는데, 한 번은 기분이 좋았지만 나머지 두 번은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로 1990이탈리아월드컵(1-3패)과 1994미국월드컵(2-2무) 조별리그, 2002한일월드컵 8강전(0-0무. PK5-3승)을 가리킨 것이다.

그는 미국월드컵을 강조하며 "당시 댈러스에서 경기를 참관했는데 온도가 45도 쯤은 된 것 같았다"며 "아마 10분 더 경기를 했다면 한국이 이겼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또한, 비야르 회장은 "이번 방문기간 중 많은 경험을 했고, 훌륭한 시설들을 확인했다. 7번째 한국 방문인데 축구회관은 처음"이라며 "이렇게 훌륭하고 아름다운지 몰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특히 한 국가의 원수를 영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줘 무한한 영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야르 회장은 "내 며느리가 한국인인 만큼, 나와 한국의 인연은 무척 깊다"며 "모든 축구에는 배울 점이 있다. 이번 MOU를 통해 한국의 좋은 부분을 모두 배우고 싶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스페인축구의 정수를 전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비야르 회장은 조 회장으로부터 제안받은 6월 3일 스페인과의 A매치 평가전 제안도 혼쾌히 수락하며 축구협회 관계자들을 기쁘게 했다.

그는 "한국전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아주 뜻깊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번 경기에서는 한국이 져 줄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