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삼성, 전력 보강이 확실한 팀이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마음의 준비. KIA 조범현 감독이 바짝 긴장하고 나섰다.

지난해 타이거즈를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조 감독은 올시즌 '다크호스'로 LG와 삼성을 꼽았다. LG는 히어로즈의 간판타자 이택근과 일본에서 돌아온 이병규가 합류해 타선이 보강됐고, 왼손 장원삼을 데리고 온 삼성은 KIA 못지않은 선발진을 갖추게 됐다.

LG는 또 그동안 큰 고민이었던 마운드 보강을 위해 용병 투수 2명을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곤잘레스를 축으로 한 선발진의 높이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본 출신 오카모토가 마무리를 맡을 예정이라 마운드의 짜임새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삼성 역시 지난해 에이스로 떠오른 윤성환을 비롯해 용병 투수 2명과 장원삼 등 확실한 선발요원 4명을 갖춰 정상 정복이 가능한 팀으로 꼽히고 있다. LG와 삼성 모두 지난 시즌 4강 진출에 실패했던 팀들이다.

올시즌 2연패를 노리는 KIA 입장에서는 지난해 1위 다툼을 벌였던 SK와 두산 말고도 LG와 삼성 등 경쟁팀들의 전력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조 감독은 "전지훈련을 시작한지 열흘 정도 됐는데 사실 걱정이 앞선다. 확실한 전력 보강 카드 없이 키워내야 하는 입장인데 상대팀들은 그렇지 않다"며 "SK와 두산 이외에도 LG와 삼성이 전력을 잘 보강해 어려운 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도 우승 후보 1순위로는 여전히 KIA가 꼽힌다. 지난해와 비교해 뚜렷한 전력누수가 없기 때문이다. 조 감독이 지난해에 이어 6선발 체제를 구상하는 것도 전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어려운 경쟁이 될 것이라는 게 KIA 구단 안팎의 전망이다. 조 감독 역시 "시즌 초부터 타이트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할 정도다.

KIA는 야수층이 엷고 확실한 왼손 불펜 투수가 없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두 가지 아킬레스건을 극복해야 한다. 뚜렷하게 전력보강에 성공한 경쟁팀들에 비해 전지훈련 과제가 더 많은 셈이다. 때이른 조 감독의 걱정에는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