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인류의 조상에게 또 다른 '형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연구진은 남부 시베리아 알타이산맥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2008년 발견한 뼛조각의 DNA를 분석한 결과, 현생인류의 조상이나 네안데르탈인과 전혀 다른 유전자 배열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25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지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동굴에서 발견한 뼛조각은 3만~4만8000년 전에 살았던 5~7세 어린이의 손가락뼈로 추정되며, 성별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데니소바 어린이'가 약 100만년 전 인류의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와 따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들의 연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생인류의 조상과 네안데르탈인 이외에도 또 다른 인류 '시베리아인'이 같은 시대 지구에서 살았다는 증거가 된다. 여태까지 학계는 이 시기에는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등 2종류의 인류가 공존하다가 네안데르탈인이 도태된 것으로 추정해왔다. 영국 맨체스터대의 고대 DNA 전문가 테리 브라운(Brown)은 "4만년 전 지구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작거린 것 같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이 연구의 책임자인 스반테 파보 박사는 "아직 '데니소바 어린이'를 새로운 인류라고 하기에는 이르다. 기존 인종과의 상호 교배에 의한 탄생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이를 위해 DNA의 나머지 부분을 분석 중"이라고 BBC방송·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말했다.

현생인류의 조상과 네안데르탈인 외에도 또다른 인류가 있었다는 주장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호주 뉴잉글랜드대학 연구진은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에서 1만8000년 전쯤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간의 뼈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 뼈가 인류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에서 갈라져 나온 분파 중 아시아에서 멸종된 분파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