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천안함 함미에서 발견된 순직 장병의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순직자의 시신을 ‘고기’에 비유해 물의를 빚었던 군의관을 직위해제 조치했다.

해군은 17일 “국가적으로 엄청난 사건이 진행되는 가운데 실종 장병의 시신 수습 현장에서 모 군의관의 실언으로 유가족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해당 군의관을 직위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이어 “모 군의관의 실언은 국민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유가족에게는 또다른 아픔을 줬다”고 밝혔지만, 이 군의관이 정확히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천안함 시신 고기에 비유 군의관 발언"에 대한 해군의 사과문

해군 군의관 김모 중령은 앞서 15일 천안함 순직자의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있던 장병들에게 시신을 ‘고기’에 비유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물의를 빚었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 이정국 대표는 16일 “독도함 군의관이 어제 시신 수습 과정에서 ‘야, 고기에서 떨어진 국물 다 닦아’라고 했다더라”며 “이 말을 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그 군의관 나오라고 해라. 얼굴 한 번 보여달라’며 격분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 등 가족들은 시신 안치를 담당하는 해군본부 김진형 준장에게 “언제부터 우리 실종자들이 고깃덩어리가 됐느냐”며 항의했다. 현장에 있던 유족들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 유가족이 김 중령의 뺨을 때리는 등 몸싸움도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해군은 해당 군의관을 상대로 정확한 발언 내용과 사실관계 등을 조사했다. 해군 관계자는 “해당 군의관은 실언에 대해 유가족에게 깊이 사과했고, 유가족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16일 “오해를 발생시킨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던 해군은 17일 김 중령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