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80cm 이상, 서울 상위권 대학교 졸업, 대머리 유전 없으며 잘 생겼다는 말 자주 듣습니다’ ‘운동신경 좋은 편이고 집안 대대로 아들이 많습니다. 인공수정, 자연수정 원하시는 대로 가능합니다.’

불임부부들이 치료 후기와 성공담을 나누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하루에 많으면 수십 건씩 ‘대리부 지원’이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글이 올라온다.

여성조선 1월호는 이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린 정자매매 대리부 지원자 중 2명과 연락이 닿아 직접 인터뷰했다. 울산에 사는 강민혁(32·가명)씨는 전화로, 서울의 한 프로그램 개발회사에 다니는 이진우(35·가명)씨는 직접 만났다.

서울 상위권 대학 졸업자로 175cm 정도의 키, 평범한 얼굴인 이씨는 "카페에 글을 올린 건 솔직히 말하면 '호기심 반 본능 반'이었다"며 "아직 대리부 경험은 없고, 현재 진행중인 건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한번쯤은 정자를 그냥 제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가 없이 계속 제공하겠다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결국 직접적인 성관계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글을 올리고 나서 연락 온 사람 5~6명 중 (직접적인 성관계로 정자를 제공받는 걸) 합의하고 연락 온 부부가 한 번 있었고, 나머지는 남편과 합의 없이 연락 온 여자들”이라며 “남편 쪽에 문제가 있어 임신이 안 되는 건데 자꾸 아내에게 뭐라고 하니까 여자 쪽에서 몰래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하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건도 그런 경우”라고 했다. 현재 의뢰인의 가임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씨는 보수에 대해서는 “그쪽에서 알아서 주는 금액을 받는다”고 했으나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씨는 “카페에 글을 올린 남자들과 대화를 해 봤는데 경우는 두 가지”라며 “돈을 받고 (인공수정을 위한 정자를) 제공하거나 아니면 호기심에 한두 번 직접 성관계를 가져보는 것이다. 남의 여자에게 임신을 시킨다는 일종의 스릴감을 느껴보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게시판에 글을 올린 남자 대부분은 성관계를 원하기 때문에 대리부를 지원한다”며 “분명히 잘못됐다는 생각은 든다. 내가 여자 입장이라면 차라리 입양할 것 같다”고 했다.

울산에 사는 강씨는 ‘키 183cm, 4년제 지방대 졸업, 32세’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총 4번의 대리부 경력이 있고, 현재 1건이 진행중이라고 했다. 5년 전 처음 대리부를 시작했다는 그는 “지인의 친척 중 무정자증으로 6년째 아이가 없는 불임부부가 있어 그분의 입장이 너무 안 돼 돈을 받지 않고 정자를 기증했다”고 했다.

이후 강씨는 지인을 통해 꾸준히 불임부부를 소개받는다. 전과 달리 사례비를 받는다. 보통 그쪽에서 주는 대로 받기 때문에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며, 가장 많이 받은 액수는 3000만원.

‘정자은행에서 제공받은 정자가 아니면 수술이 불법인데 인공수정을 해주는 병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씨는 “전국 각 도에 다 있다. 대리부의 정자를 받아 인공수정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미 입소문이 난 곳이 있다. 수술비는 병원에서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씨와 달리 직접적인 성관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어떤 남편이 자기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갖기를 원하겠느냐.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강씨는 “불임부부들은 다들 딱한 사정이 있는데 사람들이 장난삼아 글을 올리는 걸 보니까 화가 나 나라도 제대로 된 글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기사 전문은 여성조선 1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