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FC 라이트헤비급은 워낙 강자가 득실거려 살벌한 느낌마저 풍기는 체급이다.
세계적인 싸움꾼들이 한데 모여 서로 물고 물리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치열하기로 비할 바가 없는 체급이어서 절대강자가 나타나기란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그 패러다임이 존 존스라는 괴물에 의해 평정되는 양상이다.
존스는 25일(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의 펩시 센터에서 열린 UFC135 메인이벤트 퀸튼 잭슨과의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에서 4라운드 1분14초 만에 서브미션(항복) 승리를 따냈다.
존스는 아직 검증이 덜 됐다느니 경험이 부족하다느니 과대평가됐다느니 하는 일부의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키려는 듯 시종일관 잭슨을 몰아치면서 경기를 끝내버렸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파이터인 잭슨이 주먹 한 번 제대로 못 뻗어볼 정도로 압도를 당했다. 마음만 먹었다면 1,2라운드에서도 충분히 끝낼 수 있을 만한 흐름이었지만 존스가 마치 잭슨을 가지고 놀듯 여러 가지 기술들을 두로 시험하며 서서히 침몰시켜나갔다.
경기가 얼마나 일방적이었는지는 경기 뒤 잭슨의 인터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잭슨은 "이길 자신이 있었고 몸 상태 또한 최상이었다. 그가 과대평가됐다고 믿었다. 그러나 막상 붙어보니 거품이 아니더라. 이제껏 싸워본 그 어떤 상대보다도 까다롭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뭘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실토하기도 했다. 잭슨은 이어 "리치가 길고 압박이 거세 경기를 풀어갈 수가 없었다. 오죽했으면 경기 도중 2번쯤은 그냥 포기해야겠다는 마음이 굴뚝같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잭슨은 프라이드와 UFC를 거친 이 체급 최상위 파이터 중 하나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런 선수가 자포자기의 심정이 들 정도였다면 존스의 실력이 얼마나 압도적인 것인지 따로 더 설명이 필요치 않다.
앞으로 이 체급에서 과연 누가 존스를 쓰러뜨릴 수 있을지 경쟁자들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