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이자 양심적 병역 거부를 주장하는 남성이 캐나다에 망명을 신청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병역 거부를 위한 망명이 성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인권운동 단체인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캐나다로 출국한 김경환(30)씨가 병역 거부 신념과 동성애자에 대한 박해를 이유로 캐나다 이민·난민심사위원회(IRB)에 망명 신청을 해 지난 2009년 7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국내에서 이런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재 김씨와 같은 이유로 망명을 준비하는 사람이 독일과 호주에 2명 더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이민·난민심사위원회는 결정문에서 "한국의 군대에서 동성애는 혐오 대상으로 간주된다"며 "김씨가 고국으로 돌아가 군 복무를 하면 학대를 당하거나, 전역을 하더라도 구직과 학업 등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국의 한 동성애자가 군대에서 괴롭힘을 당한 끝에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는 사례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