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 마유미씨가 둘째 아들의 축하를 받으며 도쿄대 합격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일본의 한 50대 여성이 재수생 아들의 도쿄대 입학시험을 격려하기 위해 아들의 밤 공부에 동참했다. 1년 뒤, 아들은 낙방했고 엄마가 도쿄대 학생이 됐다.

6일 고베(神戶)신문에 따르면, 히메지시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는 안세 마유미(安政眞弓·50)씨는 최근 도쿄대 문과대에 합격했다.

그는 30여년 전 히메지니시 고교를 졸업한 뒤 교토대에 떨어졌고, 1년 뒤에는 도쿄대 입시에 응시했다가 또다시 낙방했던 인물. 그 후 지방 사립대에 입학한 마유미씨는 졸업 후 프랑스어·이탈리아어 등의 외국어를 독학으로 익혔고, 2004년부터는 자택에 학원을 차려 중학생들을 가르쳐왔다.

그가 도쿄대에 재도전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도쿄대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둘째아들(19)이었다.

대입에 실패해 풀이 죽은 아들을 보자 30년 전 자신이 맛본 분함이 되살아나서 마음이 아팠던 마유미씨가, 아들을 격려하기 위해 “함께 공부해서 너는 내년에 시험 보고, 엄마도 수년 뒤에 도쿄대에 도전해볼까?”라고 제안한 뒤, 아들의 밤 공부에 동참한 것.

물론 온종일 공부에 매달린 아들과 달리, 마유미씨는 낮에 가사(家事)와 학원 일을 했고, 공부는 밤에만 했다. 적극적인 도전이 아니었던 만큼, 교과서와 참고서도 모두 아들의 것을 썼다. 아들은 주경야독(晝耕夜讀)하는 엄마에게 “편하게 하세요”라며 오히려 격려했다.

드디어 작년 말, 마유미씨와 둘째아들은 각각 도쿄대 문과대와 이과대에 응시했다. 결과는 ‘엄마의 합격, 아들의 불합격’이었다. 아들은 30년 전 엄마가 다녔던 사립대에 다니게 됐다.

입학식은 4월 12일. 마유미씨는 학원을 당분간 휴업하고, 홀로 도쿄의 기숙사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그는 “라틴어나 고대 그리스어를 배우고 싶다. 새로운 언어를 통해 세계의 역사나 문화를 더 알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