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유전자가 자녀의 키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서울대 김희발 농생명공학부 교수는 "자녀의 키는 80%가 부모로부터 유전적 요인, 나머지 20%는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혈압은 30~40%, 비만은 40~60%, 당뇨는 20~30%가 유전적 요인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학계의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19일 "경기도 안산·안성 지역 8842명의 유전자와 형질 정보를 통계 모델에 넣고 분석한 결과, 한국인 키에 미치는 영향의 약 32%를 유전인자로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자녀의 키는 80%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동안 이 중 5~10%만을 유전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며 "나머지는 풀리지 않는 난제, '잃어버린 유전력'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22~27%의 유전적 요인을 추가로 규명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아시아인의 유전력 지도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가 한국인의 질병 예측과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김 교수팀과 함께 국립보건연구원, 호주 퀸즈랜드대 양지안 박사 등도 참여했고, 최근 유전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프로스 제네틱스(PLoS Genetics)' 3월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