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네이버 등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모 매체가 보도한 입학사정관 전형 폐지 논란 관련 기사가 화근이었다. 교육부는 해당 기사가 나간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입학사정관 전형 폐지는) 거론된 적조차 없다"고 반박했지만 학부모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최근 교육 시장에선 비단 입학사정관 전형뿐 아니라 각종 교육 정책과 관련, 해괴한 소문이 마구잡이로 떠돌고 있다. 이에 맛있는공부가 두 팔 걷어붙이고 진위 여부 확인에 나섰다. 주요 질문은 현직 교사·강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답변은 해당 정책 관련 주무 기관(혹은 학교) 담당자를 통해 각각 취합했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Q. 입사관 전형 폐지, 걱정 안 해도 되나
A. 당분간 유지… 예산 집행 지연은 사실

서울 모 고교에서 진로진학 업무를 맡고 있는 A 교사는 "입학사정관 전형 폐지 논란을 다룬 기사가 나온 직후 지방 소재 B 고교에선 학년부장 교사가 제자들에게 '앞으로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공개 선언했다더라"며 불안해 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논란 당시 해명 자료를 배포한 구본억 교육부 대입제도과 사무관은 "해당 보도 전후로 입학사정관 전형 폐지에 관한 논의가 전무했으며 더 이상 할 말은 없다"고 일관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운영 중인 일선 대학 역시 별 동요가 없었다. 김경숙 건국대(입학사정관 전형 선도 대학) 입학전형전문교수는 "(교육부에서) 폐지 관련 지침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2013년 4월 현재 새 정부 관련 조직 구성이 늦어지는 바람에 예산 집행이 지연됐고, 그 때문에 국고로 진행해 오던 일부 활동이 미뤄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급 적용이 가능한 모의평가 등 다른 일정은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다른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Q. A·B형 구분 선택형 수능, 없어진다는데
A. 원안 고수… 모니터링 작업 '동시 진행'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역시 이전 정권이 도입한 신규 제도다. 문항 난이도를 둘(A·B형)로 구분한 후 응시생에게 선택권을 주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올 1월, 주요 사립대학 입학처장들이 "선택형 수능 시행은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한때 혼란이 일었다. 모 교육업체 소속 C 강사는 "고 2 이하 학생 사이에선 선택형 수능이 조만간 폐지 수순을 밟을 거란 소문이 공공연히 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혹에 대한 교육부의 응답도 "근거 없음"이었다. 심민철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대입전형 3년 예고제'의 취지를 존중, (선택형 수능 시행에 관한) 현행 제도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대입전형 3년 예고제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과제 중 하나로 '입시 시행 계획은 3년 전 공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 중 3 학생은 향후 자신이 지원할 대입 전형 내용을 미리 알 수 있다. 심 과장은 "올 1월 선택형 수능 도입과 관련, 긴급 토론회가 열린 적은 있지만 이후 선택형 수능 폐지를 논하는 공식 일정은 단 한 번도 잡히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한 번 결정한 사안을 뒤집을 만큼 반대 여론이 지배적이지 않다는 게 현재 우리의 판단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교육부가 반대 여론을 무시하겠다는 건 결코 아닙니다. 저 역시 일선 학교나 교육청을 돌며 틈틈이 관련 사항을 모니터링 중이고요."

Q. 논술 전형 최저등급요건 완화, 사실일까
A. 가장 정확한 정보는 모집 요강 참조해야

'대한민국 최대 교육 특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활동 중인 입시 컨설턴트 D씨는 "최근 학부모 사이에서 '연세대·고려대가 논술중심 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낮추거나 아예 없앨 예정'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찬가지로 대치동을 기반으로 일하는 논술 강사 E씨 역시 "구체적으로 '연세대 최저학력기준이 몇 등급까지 낮아진다더라'는 얘길 들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꽤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오는 20일(토) 발표될 모집 요강을 살피면 수능 최저학력 관련 내용이 나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등급 수를 일일이 제한했던 이전과 달리 올해는 일부 과목 등급 합으로 최저 학력이 지정될 예정이다. '언어·수리·외국어·탐구 영역 중 3개 영역 2등급 이내'가 '언어·수리·외국어·탐구 영역 중 2개 영역 등급 합 6'으로 바뀌는 식이다.

이 같은 변화는 해당 대학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측 요청을 수용한 결과인 것으로 유추된다. 구완규 대교협 입학기획팀장은 "지난해 대교협 차원에서 수능 최저학력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일부 대학에 공문·시행령 등을 내려보내 최저학력 기준 설정 완화를 권고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Q. 교대 수능 선택 영역, 바뀐다면 얼마나
A. 대학 측 요청 있었지만 결정된 건 없어

지난해 12월 대교협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교대를 비롯, 전국 11개 교육대학 지원자는 수능 A·B형 중 하나를 임의로 정해 제출할 수 있다. 하지만 C 강사는 "교육대학의 경우 '올해 중 수능 선택 유형이 한 차례 더 바뀔 수 있다'는 얘기가 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역시 익명을 요구한 대교협 관계자는 "교육대학 측이 수능 유형 변경 관련 요구 사항을 우리 측에 제출한 건 맞는다"라며 "하지만 대교협은 학부모와 학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원안 고수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