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은상기군, 김민지·채예린양.

오는 17일은 석가탄신일이면서 금요일이다. 주말까지 연결하면 사흘간의 '황금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자타공인 '공부의 신'들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까?

은상기(상산고 1년)군은 학기 중 학교 기숙사에 묵느라 추진할 수 없었던 'DOTA(Devote Ourselves To All)' 활동에 나선다. DOTA는 의학 분야 진출에 관심 있는 은군과 그의 동기 20여 명으로 구성된 봉사 동아리 명칭이다. 17일 은군 등 DOTA 회원 5명은 경남 창원시에 있는 한 신경외과 의사를 만나 해당 직업에 관한 질문을 마음껏 던질 예정이다. 일명 '롤모델 만남 프로젝트'다. "이번 일은 제가 DOTA를 처음 만든 지난 3월부터 계획했던 거예요. 상산고는 신입생을 전국 단위로 모집해 팀원의 고향도 제각각이거든요. 쉬는 날 다 같이 모여 뭔가 하려면 시간을 미리 조율해둬야 해요. 기왕 먼 길 나서겠다 마음먹은 김에 인근에 있는 부산으로의 MT 계획도 세우는 중입니다. 슬슬 숙소도 알아볼 참이고요."

김민지(한국외국어대부속용인외국어고 2년)양은 그간 미뤄 온 과학 실험에 주력할 생각이다. 이번 실험은 교내 자연과정(일반계 고교 이과계열에 해당) 심화활동 프로그램인 'ARC(Advancement Research Course)' 이수에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 학기에 끝나는 ARC의 최종 목표는 '논문 완성하기'다. 이를 위해 김양은 지난 3월부터 포름알데히드(유해 물질의 일종)를 분해하는 미생물의 유전자 조작 관련 실험을 준비해 왔다. "4월엔 모의고사를 치르느라 바빴고 이달 초엔 AP(Advanced Placement·선이수학점제) 시험 때문에 정신없을 것 같아요. 다음 달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행 모의평가가 있으니 슬슬 준비도 시작해야 하고요. 저처럼 비교과 활동이 중요한 수시 전형 준비 수험생에겐 이번 연휴가 아주 소중합니다."

반면, 대학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채예린(세종과학고 3년)양은 "이번 연휴에도 평소 주말과 비슷한 일정을 소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평상심 유지'다. "휴일을 핑계로 느긋하게 굴었다가는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기 십상"이기 때문. "주말엔 오전 8시에 일어나 지난 한 주간 모아둔 학교 수업 인쇄물을 훑어요. 매주 복습하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거든요. 과학고는 수학·과학 과목에 한해 정규 수업 때 일반계 고교에선 안 다루는 심화 학습 내용을 배워요. 복습 시 종종 대학 교재를 참조해야 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죠. 틈날 때마다 고난이도 문제집을 일부러 찾아 풀어보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이렇게 공부해도 월요일이 다가오면 너무 많이 쉰 건 아닌지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3일 황금 연휴라 해도 마음 편하게 쉬긴 어려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