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입 수시 전형에서 9개 대학이 적성검사를 새롭게 도입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만2000명 수준이었던 적성검사 전형 선발 인원은 올해 1만4200여 명으로 늘어난다. 적성검사 전형이 처음 적용된 2003학년도 이후 최다 인원이다. 올해 적성검사 전형을 신설한 대학은 동덕여대(서울), 대진대·안양대·평택대(이상 경기), 한밭대·호서대·홍익대(이상 충청), 금오공과대·울산대(이상 경상) 등이다〈표 참조〉. 기존 실시 대학을 포함하면 적성검사 전형 도입 대학은 총 27개(30개 캠퍼스)가 된다. 이창우 가톨릭대 입학처장은 "정시 입학생과 수시 적성검사 전형 입학생 간 학점을 분석한 결과, 큰 차이가 없었다"며 "수시 전형 확대에 따라 선발 인원이 늘면서 상당수의 중위권 대학이 신입생 선발 방식으로 적성검사 전형을 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주)우선=우선선발, 일반=일반선발, 국=국어 영역, 수=수학 영역, 영=영어 영역, 사탐=사회탐구 영역, 과탐=과학탐구 영역, 학생부=학교생활기록부

◇수능 최저기준 적용 대학 12개… 한국외대·한양대는 제외

적성검사 전형의 평가 요소는 △고교 내신 △대학별 적성검사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최저기준 등 크게 세 가지다. 하지만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일부 학과에만 적용하는 대학이 많아 수능 부담은 다른 전형에 비해 적은 편이다. 올해 적성검사 전형을 실시하는 30개 대학 중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은 가톨릭대·경기대·고려대(세종)·동덕여대·세종대·울산대·홍익대(세종) 등 12개다. 한국외국어대(글로벌)와 한양대(에리카)는 올해부터 수능 최저기준을 반영하지 않는다.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 등에서 중시하는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 영역이 평가 과정에서 배제돼 준비 기간이 다소 짧아도 도전할 수 있다.

◇대학별 내신과 적성검사 반영률 따른 유·불리 판단 필요

적성검사 전형 지원을 고려 중인 수험생은 우선 대학별 성적 반영률을 따져봐야 한다. 가톨릭대처럼 내신을 배제하고 적성검사 점수만 100% 반영하는 곳도 있지만 대다수 대학이 내신 반영률을 최저 20%에서 최대 70%까지 천차만별로 적용하기 때문. 대학별 적성검사의 난이도와 변별력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창우 처장은 "적성검사 반영률이 높아도 문제가 쉬워 변별력이 낮은 경우 내신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고, 반대로 내신 반영률이 높아도 변별력이 높으면 적성검사 결과가 합격생을 가른다"고 말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난해 입시의 경우 수시 응시 횟수 6회 제한 조치로 중복 지원자가 감소하며 평균 경쟁률이 10대1 정도 하락했지만, 수도권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중·하위권 수험생에게 적성검사 전형은 여전히 매력적이므로 올해 입시에서도 관련 선호도는 높을 전망"이라고 조언했다.

◇시험 유형은 조금씩 달라… 단시간에 여러 문제 소화해야

한준호 기자

적성검사도 논술처럼 큰 틀은 엇비슷하지만 세부 내용은 대학별로 조금씩 달라진다. 김 소장은 "적성검사를 지능지수(IQ) 테스트 정도로 생각하고 섣불리 준비하는 수험생도 있는데 최근 적성검사는 교과형 문항 비중이 커지고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는 만큼 제대로 알고 준비해야 한다"며 "교과형 문항의 난이도를 굳이 따지자면 수능의 80% 전후 수준"이라고 말했다. 내신과 수능 성적이 신통찮다고 적성검사에만 몰두하는 건 절대 금물이다. 특히 교과형 문제 유형 대비는 평소 내신·수능 공부를 하면서 쉬운 문제를 빨리 푸는 훈련을 거듭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창우 처장은 "적성검사는 대학별 차이가 분명하므로 지원 대학을 정하고 해당 대학 기출문제나 예시문항 등을 풀며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적성검사의 핵심은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문제가 대체로 쉬운 편이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일부 수험생은 낭패를 겪습니다. '웬만하면 풀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초반에 시간을 너무 많이 써버리면 뒤쪽 문제는 충분히 풀 수 있는데 건드리지조차 못한 채 답안지를 제출할 가능성이 커요. '100점 맞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겠다는 전략으로 도전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