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50년 동안 한국인은 아시아에서 가장 작은 축에 속했다. 몸집이 작아 '왜'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일본인보다도 작았다. 1964년 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의 평균키는 163.6㎝였다. 일본 남학생(166.4㎝)보다 3㎝ 가까이 작았다.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것은 1994년이다. 1994년 한국 학생의 키는 171㎝, 일본은 170.9㎝였다. 일본은 1980년대 중반 이후 평균 키가 거의 크지 않았지만 한국인의 성장은 2000년 넘어서까지 멈추지 않았다. 1994~2003년 2.3㎝가 더 자랐다. 일본인과 키 차이가 3.2㎝까지 벌어졌다. 한국 남학생의 표준 키가 개그맨 이봉원 정도에서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인 시완(173㎝) 정도로 커진 셈이다. 큰 키를 향한 한국인들의 열망은 과도한 집착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아이의 다리를 잡아 늘이는 운동법, 성장 호르몬 주사, 키 크는 신발, 키 크는 영양제 등이 1990년대부터 크게 유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