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서 세련된 옷차림의 한 여성이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거리를 걷고 있다.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북한의 유일한 이동통신업체인 고려링크의 모(母)회사인 이집트 오라스콤사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은 지난 5월 현재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02년 태국 록슬리사와 제휴해 북·중 국경지역인 함경북도 나진·선봉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했으나 2004년 용천역 폭발사건 현장에서 휴대전화 파편이 발견된 이후 사용이 일부 제한됐었다. 2008년엔 오라스콤과 고려링크를 세워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첫해인 2008년엔 가입자 수가 1600여명에 불과했으나 2009년 10만명, 2011년 5월 50만명, 2012년 2월 100만명, 같은 해 11월 150만명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 올해 5월 말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휴대전화 가입자는 평양을 비롯해 북한 내 15개 주요 도시와 100여개 중소도시 등에 고루 분포해 있다. 공산당 당원을 비롯, '특권층' 인사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고위층은 휴대전화를 2~3개씩 가지고 있으며 고위층의 일부 자녀는 고등학생도 휴대전화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들은 주로 화웨이·중싱 등 중국산 휴대전화 단말기를 사용한다. 당 간부 등 고위층은 노키아·모토로라 등 서구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은 150~300달러 선이다. 최신형인 터치폰은 350달러 내외이며 사용료는 선불로 20~30달러에 달한다고 탈북자들은 전했다.

북한 내에서 합법적으로 통용되는 휴대전화로는 음성통화는 물론 영상통화, 문자메시지 송·수신, 카메라 촬영, 게임까지 가능하지만 국제전화 송·수신은 불가능하다. 또 북한에 거주하는 외국인과도 통화할 수 없다. 그러나 북·중 국경지역에서 중국과 거래하는 상인들이나 북한 소식을 외부에 알리는 소식통들은 국제통화용으로 중국에서 몰래 들여온 휴대전화를 국경 인근에서 사용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나진·선봉 자유경제특구에서 외자 유치를 목적으로 국제전화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아직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