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스터디 하는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학습량을 공유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합니다."

서울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남수현양은 1년 6개월 이상 'Let's fly'라는 이름의 스터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만나 얼굴을 맞대고 공부하는 오프라인 스터디 모임이 아니다. 카톡이나 온라인 게시판을 활용해 공부한 양을 서로 공유하면서 상호경쟁을 돕는 온라인 스터디다. 지난해 1월 중·고등학생들이 자주 찾는 사이트에 글을 올려 모임원을 구한 그는 모임을 결성하고 나서, 온라인상에서 활발히 만나고 있다. 문자나 카톡을 활용해 모임원들로부터 공부한 양과 공부 계획을 받으면, 남양이 정리해서 모임원들과 공유하는 식이다. 이때 활동이 저조하거나 참석률이 낮은 모임원은 퇴출당하고, 목표를 달성한 모임원에게는 부상이 주어진다. 'Let's fly'가 운영이 잘된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7명으로 시작한 모임이 현재는 14명까지 모임원이 늘었다. 스터디 모임을 시작한 이후 성적이 많이 올랐다는 남양은 "'다른 친구들은 이렇게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자극된다"며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친구들과 활동한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오히려 모르는 친구들이라 더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Let's fly 스터디 모임원들은 문자나 온라인 게시판을 활용해 공부계획과 공부량을 공유하고 있다.

◇초시계로 공부량 인증… 학습법 공유

남양처럼 요즘 중고생들 사이에서 온라인 스터디 모임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온라인 스터디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할애해 따로 모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팀원끼리 시간을 맞춰 모여야 하는 번거로움은 없앴지만, 선의의 경쟁과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는 스터디의 장점은 그대로 살렸다.

모임의 형식을 자유롭게 정할 수도 있다. 중고생들이 활용하는 온라인 스터디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초시계 인증'이다. 스터디 모임원들 각자가 자신의 공부한 양을 초시계로 인증해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면, 모임원이 공유하면서 상호경쟁하는 형태다. 공부량이 많은 모임원은 칭찬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모임원에게는 격려가 돌아온다. 두 번째는 공부 계획을 공유하고 공부법을 나누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 메신저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모임원에게 모르는 문제나 공부 방법을 서로 묻는 식이다.

스터디 모임원은 주로 수험생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카페 등을 활용해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수만휘)' 카페 운영자인 윤민웅 대표는 "자발적으로 게시판에 글을 올려 모임원을 구해 활동하는 만큼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영상통화나 메신저 이용한 스터디도 생겨

중고생들 못지않게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온라인 스터디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의 사립대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 김민수(28·서울 동작구 상도동)씨는 하반기 취업 시즌에 맞춰 2달 전에 온라인 스터디 모임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오프라인 스터디 모임을 생각했지만, 시간이 빠듯해 상대적으로 시간활용이 자유로운 온라인 쪽으로 바꿨다. 취업 준비생들이 자주 활용하는 사이트를 통해 스터디에 가입한 그는 다른 모임원과 마찬가지로 언제 일어났는지부터 오늘 계획한 일은 무엇이고 얼마나 달성했는지까지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네이버 밴드를 활용해 글을 올리고 있다. 김씨는 "혼자 공부하면 자칫 지겹거나 게을러질 수 있는데, 그런 단점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영상통화나 메신저를 이용해 외국인들과 공부하는 스터디 모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씨는 "어떤 형태의 온라인 스터디 모임이든 본인 스스로 노력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스터디 열풍에 휩쓸리거나, 시험을 앞두고 잠깐 하기보다는 꾸준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