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201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발표에서 성태제(오른쪽)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과 김경성 수능채점위원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4학년도 수능을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출제 오류 지적을 받고 있는 세계지리 8번 문제에 대해 26일 "최선을 다해 출제했지만,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문제를 내서 유감스럽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수능 성적 발표 기자회견 때 세계지리 8번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성태제 평가원장이 직접 해명했다.

세계지리 8번은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에 대해 바른 설명을 고르라는 문제다. 평가원은 교과서 내용을 근거로 유럽연합이 북미자유무역협정 회원국들보다 총생산액이 크다는 것을 정답으로 처리했지만, 실제 최근 세계은행 등이 밝힌 통계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 회원국의 총생산액이 더 커져 정답 오류라는 지적을 받았다.

성태제 원장은 "만약 문항이 잘못됐다면 우수한 1등급 학생이 틀린 답을 고르고 아래 등급으로 내려갈수록 정답을 고르는 패턴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번 세계지리 8번 문제는 1등급 학생 대다수와 2등급 학생의 92%, 3등급 학생의 80%가 (정답인) 2번을 골랐다"며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일수록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충분히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답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문항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수험생이 맞은 것으로 처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모든 학생을 정답으로 인정한다면,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가장 최선의 답을 고른 학생들이 '왜 틀린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점수를 주느냐'고 항의할 수 있다"며 "과거 유사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수험생은 시험 문항에 대해 상호 비교해 검토하여 가장 적합한 것을 답으로 택해야 한다'고 판결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