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은 9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참석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일체 칭호를 박탈하며 우리 당에서 출당· 제명시키는데 대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가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먼저 장성택이 감행한 반당반혁명적 종파행위와 그 해독성, 반동성이 낱낱이 폭로됐다"며 장성택의 해임 사유를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이는 이날 오전 발표된 조선중앙통신의 기사와 같은 내용이다.

노동신문은 그러면서 김정은이 안경을 쓰고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 2장도 1면에 게재했다.

2면에는 김정은을 찬양하는 '우리는 당신 밖에 모른다'는 노래의 가사와 악보를 실었다.

이 노래의 가사 1절은 "이 조선 이끄는 힘 억세다/ 인민의 운명을 한몸에 안고/ 우리가 바라는 꿈과 리상/ 모두 다 꽃펴주실 분/ 위대한 김정은 동지 우리는 당신밖에 모른다/ 위대한 김정은 동지 당신께 충실하리라"라는 내용이다.

2절은 "눈부신 그 리상이 우리 목표다/ 령장의 결심은 인민의 승리 / 그이가 가리킨 오직 한길로 천만이 폭풍쳐간다(후렴)"이며, 3절은 "하늘땅 바뀐대도 역풍 분대도/ 우리의 심장엔 당신만 있다/ 끝까지 생사를 함께 하며/ 그 령도만 받들어가리(후렴)" 등을 담고 있다.

조선중앙방송도 '내 조국 강산에 넘치는 노래' 등 김정은 찬양가를 반복해서 방송했다.

조선중앙TV도 이날 오후 오후 3시 18분쯤 뉴스 시간에 당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자리에 앉아 있던 장성택이 군복을 입은 인민보안원 두 명에게 팔을 잡힌 채 끌려나가는 사진을 방송했다.

북한이 고위 인사를 숙청하면서 현장에서 체포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1970년 이후에는 이러한 장면이 공개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서는 김기남 당 비서와 박봉주 내각 총리, 리만건 평안북도 당책임비서,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장성택에 대해 비판토론을 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도 공개됐다. 장성택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박봉주는 토론석상에서 눈물을 흘리며 비판하는 모습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매체들은 대대적으로 장성택 실각을 보도한 것은 실각 사실을 북한 주민에게 알리면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한층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