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초의 인기가 꺼지질 않는다. 공간을 빛과 향으로 분위기 있게 채워줄 뿐 아니라, 냄새·습기 제거 효과가 있다. 아로마 향초는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직접 사서 사용하거나 선물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향초를 만드는 재료에까지 신경을 쓰는 소비자가 늘었다. 그러면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소이 캔들(soy candle)'이다.

정확하게는 '소이 왁스 캔들(soy wax candle)'이지만 줄여서 쉽게 소이 캔들이라고 불린다. 향초를 포함한 대부분의 양초는 파라핀 왁스로 만든다. 파라핀 왁스는 석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파라핀을 가공해 생산한 왁스다. 불을 끌 때 연기와 함께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 소이 왁스는 콩(대두)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만드는 천연 왁스이다. 콩기름을 수소와 함께 가열해 상온에서 고체 상태가 되도록 한 것이다. 불 끌 때 연기나 불유쾌한 냄새가 파라핀 왁스 양초보다 덜하다.

‘소이캔들 만들기’의 저자 이송희씨가 직접 만든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소이 향초. 초를 태울 때나 껐을 때 기존 파라핀 양초보다 자극적 냄새가 덜 난다.

천연 왁스로는 소이 말고도 벌집에서 추출한 밀랍인 비즈왁스(bees wax), 야자나무 기름으로 만든 팜왁스(palm wax) 등이 있다. 소이 왁스가 가장 주목받는 건 다른 천연 왁스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녹는점이 낮아서 다루기 쉽다. '소이캔들 만들기'라는 책을 최근 출간한 이송희씨는 "소이 왁스는 섭씨 50~60도의 따뜻한 물만 있으면 잘 녹기 때문에 작업하기나 뒤처리가 쉬운 데다, 80도까지 가열해야 녹는 파라핀보다 화상 위험도 덜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천연 에센셜 오일은 천연 왁스가 아니면 섞이지 않기 때문에 인공 왁스인 파라핀보다 소이 왁스로 만든 향초가 더 낫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소이 캔들 제조업체 '시그니쳐' 소재은(33) 대표는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소 대표는 그러나 "소이 등 천연 왁스에 천연 에센셜 오일을 섞어서 만든 향초를 태웠을 때 향의 강도나 지속 시간 등 발향(發香)이 훨씬 좋다"면서 "인공 에센셜 오일을 섞은 파라핀 향초는 향이 아무리 좋아도 오래 맡으면 코와 머리가 찡해서 환기를 잘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이 캔들, 집에서 만들기]

양초는 유리잔 따위에 왁스를 녹여 붓는 ‘컨테이너 양초(container candle)’와 기둥처럼 독자적으로 서 있는 ‘필라 양초(pillar candle)’로 나뉜다. 필라형보다 컨테이너 양초가 만들기 쉽다. 컨테이너용 소이 왁스는 녹는점이 섭씨 37~44도로 필라용(약 46~48도)보다 낮다. 소이 왁스를 중탕해 녹이고 에센셜 오일을 섞는다. 에센셜 오일의 양은 대략 왁스 중량의 3~7%가 적당하다. 불을 붙이는 심지의 끝을 심지 탭(tap)에 끼워 유리잔 한복판에 세운다. 심지는 면과 나무 두 종류가 있다. 나무 심지는 얇은 나무 두 장을 붙인 형태로, 불꽃 모양이 크고 아름다우면서 타닥타닥 장작 타는 듯한 소리가 운치 있다. 녹은 소이 왁스를 유리잔에 붓고 최소 48시간 굳힌다. 1주일 정도 ‘숙성(curing)’시켜야 향이 균일하게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