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 '역대급' '관종' '열폭' '훈남' '간지'….

최근 인터넷에서 모습을 드러낸 뒤 각종 미디어에서도 천연덕스럽게 쓰이는 신종 한자어들이다. 이 어휘들은 주로 한자를 잘 모르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국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것은 물론, 한자의 조어 원칙을 무시하거나 뜻이 통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기성세대가 신세대가 쓰는 '신(新)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소통 단절까지 빚어진다.

'대인배(大人輩)'는 소인배(小人輩)의 반대말로 '아량이 넓고 관대한 사람'을 가리킨다고 한다. 2000년대 초에 부조리 대사로 유명한 만화가 김성모씨가 만화 대사로 처음 사용했으나, 점차 인터넷 사이트에서 유행하더니 신문과 방송에까지 버젓이 등장하는 말이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리'를 뜻하는 '배(輩)'라는 말이 폭력배·불량배·모리배·시정잡배 등 대부분 부정적인 말에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맞지 않는 단어라고 지적한다. '소인배'의 올바른 반대말은 군자(君子)라는 것이다.

'역대급(歷代級)' 역시 요즘 생겨난 단어다. '대대로 이어 내려온 여러 대(代)'라는 뜻의 '역대'와 '계급이나 등급'을 뜻하는 '급'이 합쳐진 것으로, '역대 1위라고 할 만한 등급' '역대에 남을 등급' 정도의 뜻으로 해석되지만 말 자체로는 의미가 잘 통하지 않는다.

'관종(關種)'이란 '관심종자(關心種子)'란 신조어의 준말이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일부러 특이한 행동을 하거나 분탕을 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지만, 그런 속뜻을 모르는 사람이 얼핏 들어서는 어리둥절하기 십상이다. '열등감 폭발'의 준말인 '열폭(劣暴)'이나 '훈훈한 남자'의 준말인 '훈남(薰男)'도 이 같은 방식의 신조어다.

일본식 한자어가 새로 자리를 잡은 경우도 있다. '간지(感じ)'는 '느낌'을 의미하는 일본어에서 온 말로, '간지난다'는 말은 '멋있다' '느낌이 살아있다'는 뜻으로 최근 인터넷과 미디어 등에서 급속하게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