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역에서 의대(醫大)가 없는 대학 중에 경쟁력 있는 곳은 어디일까.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 평가'는 지난 2010년부터 ①의대 없는 대규모 종합대학(학생 수 1만2000명 이상) ②의대 없는 중소 규모 종합대학(학생 수 1만2000명 미만) ③특성화 대학(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공학·생명과학 5가지 학문 분야 중 3개 이하를 운영하는 대학)을 별도로 분류해 각각 평가한다. 의대는 학과 특성상 다른 단과대에 비해 연구 논문이 많이 발표되고 교원 수도 많아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강대, '작지만 강한 대학'

의대 없는 종합대학 가운데 학생 수가 1만2000명 미만인 중소 종합대학 부문에서는 카이스트가 홍콩과학기술대를 처음으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카이스트는 홍콩과학기술대를 교수당 논문 수, 교수당 학생 수 지표에서 큰 폭으로 앞섰다.

서강대도 이 분야 아시아 11위를 차지하며 '작지만 강한 대학'을 입증했다. 서강대는 외국인 학생 비율, 외국인 교원 비율 등 국제화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순위가 상승했다. 서강대는 2018년 남양주 캠퍼스에 매년 해외 학생 500명을 뽑아 '국제 캠퍼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 그룹에서는 서울시립대(아시아 14위), 세종대(24위), 숙명여대(25위), 강릉원주대(36위)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서울시립대는 도시과학 분야와 세무학을, 세종대는 경영대·항공시스템공학과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올 1월부터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대규모 온라인 공개 수업)' 제도를 시행해 학생들이 해외 유명 석학의 강연을 통해 학습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외대, 의대 없이 강한 대학

의대 없는 종합대학 가운데 학생 수가 1만2000명 이상인 대규모 종합대학 분야에서는 한국외대가 아시아 8위를 차지했다. 이어 국민대(아시아 42위), 부경대(63위), 숭실대(64위)가 순위에 올랐다. 국민대는 지난해 IT 융합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융합대학'을 신설했다.

포스텍, 특성화 부문 5년째 1위

특성화 대학 부문에서는 포스텍이 5년 연속 1위다. 포스텍은 2위인 대만의 타이베이의대보다 26.8점(총점 기준) 높은 96.1점을 받아 1위를 지켰다. 특히 학생들이 얼마나 좋은 교육 여건에서 공부하는지를 보여주는 '교원당 학생 수' 지표에서 포스텍은 아시아 4위(국내 1위)였다. 포스텍 측은 "교수당 학생 수(학부 기준)가 4.9명일 정도로 교육 여건이 우수하다"고 밝혔다.

포스텍 학생들이 물질 간 화학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시료반응 실험을 하고 있다. 포스텍은‘2014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5년 연속 특성화 대학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특성화 대학 그룹에서는 이공계 분야에 강한 서울과학기술대(아시아 42위)와 광운대(56위), 인문·예술 분야에서 강한 홍익대(55위)가 각각 선전했다.

서울과학기술대는 나노·IT공학, 화학·생명·친환경 공학, 디자인 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산학협력 역량을 교육과 연계해 '산학협력에 기초한 교육·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홍익대는 디자인 분야 특성화에 집중하고 있고, 이공대 취업률이 우수한 광운대는 IT 분야 특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