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영화 '명량'의 연출을 맡은 김한민 감독이 작은 분량에 열연해 준 배우 고경표에게 애정을 드러내며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김한민 감독은 18일 오후 OSEN과 가진 인터뷰에서 "조연들의 분량에 대해 여러 반응이 있었다. 특히 반응샷으로 채워졌던 고경표의 분량 등은 예정된 것이었나, 선택과 집중으로 인해 편집된 것인가"란 질문을 받자 "사실 역할 자체가 크지는 않았다. 갑판에 시점을 하나 두고 싶었다. 그래서 경표에게 해보자고 했었고 흔쾌히 참여해줬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영화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던 것은 분명했다. 이순신에 집중해야 했다. 러닝타임이 더 길거나 영화가 몇 부작이었다면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기승전결을 만들었겠지만, 그건 내 능력 밖이었던 문제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자리를 빌어 고경표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전하기도.
 
극 중 안위 역을 열연한 배우 이승준 같은 경우는 이 작품을 통해 그 연기변신으로 주목을 받은 케이스. 영화 '핸드폰', '최종병기 활'에 이어 '명량'까지 함께 한 그는 '김한민의 남자'라고도 불린다. 이를 두고 김한민 감독은 웃으며 "정말 댄디하고 좋은 배우"라고 설명했다.
 
이순신으로 분해 영화의 흥행을 이끄는 배우 최민식에게는 어떤 연기 디렉션을 했냐고 물었다. 이에 김 감독은 "디렉션 같은 건 많이 하지 않았다. 영화 들어가기 전에 얘기하면서 잡아간 게 있다. 최민식 씨는 이순신이 땅을 딛고 사는 인물로, 고뇌할 수 밖에 없는 인간으로서의 이순신을 그리길 원했고, 나는 '난중일기' 속 담백한 무인으로서 그리고 싶었다. 그걸 더 디테일하게 맞춰가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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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이 "출정하라!"고 외칠 때에도 우렁찬 목소리가 아닌, 나즈막하고 약간은 쉰 듯한 목소리로 연기한 것이 인상적.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최민식 씨가 먼저 제안하신 것이고 그것이 나도 맞다고 생각했다. 이순신 장군은 기본적으로 나직하게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장군이 직접 소리를 지르는 것은 아니다. 그건 그 주변에서 하는 일이다. 장군이 직접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지는 않았을 것 같다"라고 최민식과 함께 이순신을 만들어 간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편 '명량'은 1597년 임진왜란 6년, 단 12척의 배로 수백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명량대첩'을 그린 전쟁액션대작으로 배우 최민식이 성웅 이순신으로 분했다. 더불어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 진구, 이정현 등이 출연한다. 한국영화 흥행사 최초로 1500만 관객을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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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