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부분이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홀로코스트(Holocaust)'라 부른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쇼아(Shoah)'라는 단어를 선호한다.

'홀로코스트'는 그리스어 '홀로카우스톤(holokauston)'에서 비롯됐다. 신에게 바치기 위해 '전부(holos) 태우는(kaustos)' 방식으로 희생된 동물을 뜻한다. 13세기 영미권에 넘어오면서 점차 '불로 인한 파괴' '대량 학살' 등의 뜻이 더해졌다. 1950년대 중반 영미권 역사학자들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홀로코스트'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정작 유대인들은 이 단어 대신 '쇼아(Shoah)'라는 표현을 쓴다. 히브리어로 '대재앙'을 뜻한다. 가스실과 소각로(燒却爐)를 이용한 나치의 대량 학살이 신을 위한 제물에 비유될 수 없다는 이유다. 홀로코스트가 다신교(多神敎)였던 고대 그리스의 종교 의식에서 비롯된 점도 유대인들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친(親)이스라엘 외교를 펼치는 인사들도 '쇼아'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