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급변하면서 각 학교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다. 한때 "한 우물만 깊이 파야 한다"고 하다가 언젠가부터 "여러 분야 지식을 아우르는 인재가 돼야 한다"고 한다. 최근엔 "무엇보다 인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사(人事)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재상을 '알파벳'을 활용, 직관적이고 간편하게 표현해왔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변화된 인재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알파벳 인재상'을 모아봤다.

(왼쪽부터) 조관일 회장, 김경숙 교수, 조민혁 컨설턴트.

지식 유형 따라 I형·T형 등으로 갈려

전통적으로 기업들이 바라는 인재상은 지식 유형에 따라 I형 인재와 T형 인재로 나뉜다. I형 인재란 알파벳 I의 생김새처럼 한 가지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보통 특정 분야에'만' 지식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T형 인재는 하나의 전문성을 가진 데 그치지 않고 가로획(ㅡ)처럼 넓은 분야 특히 경영 전반에 대한 상식까지 두루 갖춘 사람으로, 일종의 멀티플레이어다.

T형 인재에서 한발 더 나아가면, 오는 2018학년도부터 도입될 문·이과 통합형 교육이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가 있다. 다양한 지식을 아울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이를 뜻한다. 이 같은 개념을 보다 아카데믹하게 표현하는 용어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주장했던 '통섭형 인재'가 있다. 조민혁 윈스펙 취업아카데미 수석 컨설턴트는 "최근 국민은행을 비롯한 많은 대기업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함으로써 한쪽에 편향되지 않은 균형적 판단력을 요구하는 추세"라며 "이 같은 사고력은 장기간에 걸쳐 신문과 책을 읽고 여러 사람을 만나보는 등 오랜 시간 노력을 들여야 갖출 수 있는 자질"이라고 설명했다.

소통 중시하는 A형 인재상

면접 과정에서 단순히 업무 능력에 관한 가능성만을 따지는 시대는 오래전에 지나갔다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은 거의 없다. 그밖에 갖춰야 할 대표적인 덕목은 소통 능력이다. 안철수연구소가 처음 제시한 'A형 인재'는 사람 사이의 소통과 협동심을 강조한 대표적인 인재형이다. 'A'는 '사람 인(人)' 사이에 다리(ㅡ)가 놓여 있는 모습이다. 한 사람의 능력으로 성과를 내는 것보다 협력과 팀워크를 활용하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데다 소통은 바람직한 리더십에 반드시 필요한 가치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A형 인재인지 여부는 토론이나 면접 등의 절차로 어느 정도 확인 가능하다. 건국대는 2015학년도 수시모집 KU자기추천전형 사범대학 모집단위의 신입생 면접을 1박 2일 합숙 형태로 진행했다. 합숙 면접은 학업 능력 외 학생의 팀워크와 의사소통 능력 등을 알아보기 위해 토론·발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김경숙 건국대 입학전형전문교수(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배출하는 사범대의 경우 학과 적성에 적합한 자질을 갖춘 수험생을 선발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토론 면접과 발표 면접 등을 통해 드러난 지원자의 사회성 등 학업 외 요소를 크게 반영했다"고 말했다.

능력보다 중요한 성품, N형 인재

"아무리 스펙 좋은 사람을 뽑아도 인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최근 'N형 인간'(현문미디어)이라는 책을 출간한 조관일 한국강사협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N형 인재는 인성을 강조한 인간상으로, N은 영단어 'nice(착한)'의 첫 글자다. 이 유형에 속한 사람들은 긍정적이고 활기차다. 윤리적이고 친절하며 자제력이 뛰어난 특징도 있다. 조 회장은 "그동안 끼 있는 인재나 창의적인 인물을 찾느라 혈안 됐던 기업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됨됨이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대에 따라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은 변하기 마련"이라며 "현재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 트렌드는 업무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시켜도 해낼 수 있고, 인간적으로 훌륭한 인품까지 갖춘 사람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인성 갖추기 TIP

1. 웃음을 습관화하기


―인성은 인상에 의해 판단되곤 한다. 웃음을 습관화하면 좋은 인상을 만들 수 있다.

2. 상황을 재구성해보기

―어려운 일에 처한 경우, 상황은 객관적으로 바꿀 수 없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눈은 바꿀 수 있다.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해본다.

3. 세상을 선한 눈으로 보기

―세상 모든 일에는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좋은 측면을 보도록 노력한다.

4. 작은 일에도 감사하기

―틈날 때마다 생활 속에서 감사할 일을 찾아내고 그것을 생생하게 떠올려보는 습관을 들인다.

조관일 한국강사협회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