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결별 전(오른쪽)과 후의 배우 멜라니 그리피스

미국 프로 풋볼(NFL) 뉴욕 제츠의 전임 감독 렉스 라이언은 지난해 12월 소속팀에서 해고 통고를 받았다.

운 좋게도 얼마후 버팔로 빌스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한 가지 성가신 문제가 남아 있었다. 그의 오른팔에는 제츠 유니폼을 입은 아내 미셸의 모습이 문신으로 새겨져 있었던 것.

그는 지난달 31일 문신 예술가를 고용해 80달러(약 8만7000원)라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아내의 초록색 제츠 유니폼을 짙푸른 빌스 유니폼으로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라이언은 운이 좋은 경우다.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몸에 문신으로 남겼다가 관계가 틀어지면서 후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6월 영화배우 남편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결혼 18년 만에 이혼한 여배우 멜라니 그리피스가 대표적이다. 그리피스는 평소 오른팔에 ‘안토니오’라는 이름이 들어간 하트 모양의 문신을 새기고 다녔다. 얼마 후 한 행사에 드레스 차림으로 나타난 그의 팔에는 이름 부분은 희미하게 지워진 채 하트 모양 문신만 남아 있었다.

이런 사례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문신 제거 산업은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워치는 관련 산업 규모가 지난해까지 10년간 44배 성장했다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시장 규모는 7550만달러(약 824억2000만원)에 달하며, 2018년에는 8320만달러(약 908억3000만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덧붙였다.

문신 제거 산업의 성장은 당연히 문신 산업의 성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국의 문신 산업은 지난해 2.9% 성장해 34억달러(약 3조7100억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입체 문신(3-D tattoo) 등 현란한 디자인의 문신이 유행하면서 제거 시술을 어렵게 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성형외과 의사인 마이클 쿨릭은 관련 인터뷰에서 “문신 제거 시술에 드는 비용은 최소 500달러(약 54만6000원)”라면서 “검은색은 제거하기 어렵지 않지만, 노란색이나 파스텔 색조의 문신은 품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문신 제거 시술을 가장 많이 받으러 오는 연령대는 30~40대”라면서 “20대에 아름다워 보였던 것이 30대가 되면 아름답지 않아 보일 수 있다”고 말해 문신을 새기기 전에 신중히 생각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