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족(漢族)이 세계의 중심이고, 주변 민족을 오랑캐로 보는 '중화주의'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중화주의는 고대 황제(皇帝)의 개념과 관련이 있다. 중국에서 황제는 천자(天子), 즉 하늘의 자손이라는 뜻이다. 천자의 나라는 천조(天朝), 상국(上國)으로 불렸으며 주변국으로부터 조공을 받았다. 주변 제후국의 조공은 주나라(BC 1046~BC 771) 때부터 시작됐다. 주나라를 천자의 나라로 섬기는 전통은 춘추시대에도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중화주의는 한나라 무제 때 동중서(董仲舒)가 확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무제는 동중서의 건의에 따라 춘추전국시대의 다양한 사상 가운데 '유가(儒家)'를 통치 이념으로 채택했다. 유가는 군신·부자 간의 예의와 질서를 중시한다. 이민족에게 한나라 중심의 질서를 강조할 때 유가는 이념적 토대를 제공했다.

신화 속의 황제를 역사책(사기)에 처음 등장시킨 것도 한 무제 때 역사가 사마천이었다. 여기에 공동체 질서를 위해 엄격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법가(法家)' 사상이 더해지면서 중화사상은 한층 구체화한다.

중국이 약할 때는 회유책으로, 강할 때는 패권주의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