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삼적화. 삼성과 최적화의 합성어다. 삼성 선수들이 입단 이후 예전과는 달리 산적과 같은 외모로 바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팬들 사이에서는 아주 유명한 은어 가운데 하나. 안지만과 장원삼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안지만은 입단 당시 8개 구단 최경량 선수(65kg)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금은 다르다. 깡마른 체형은 온데간데 없다. 후덕한 외모는 안지만의 매력 포인트. 류중일 감독은 "안지만이 데뷔 초반에 던지는 그림이 참 좋았는데 젓가락처럼 체격이 왜소했다"며 "예전보다 두 배로 커진 뒤 150km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지만은 삼적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는 "팬들께서 '외모와 실력을 맞바꿨다'고 하실때 좋게 생각했었는데 언제부턴가 (구)자욱이와 비교되면서 나와 (장)원삼이는 못생긴 외모로 낙인이 찍혔다"면서 "나도 이젠 여자친구도 만들어 결혼하고 싶은데 자꾸 못생겼다고 하면 곤란하다. 나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믿겨지지 않겠지만 안지만 역시 아무리 먹어도 체중이 늘어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학교 다닐때부터 아무리 먹어도 몸무게가 늘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기 전에 치킨 한 마리와 라면 2그릇을 비워도 몸무게는 늘 그대로였다"고 힘겨웠던 과거사를 고백했다.

그가 삼적화 대열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안지만은 "아무래도 잘 먹고 체계적인 운동을 하다보니 체중이 불어난 게 아닐까 싶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만사가 귀찮아지면서 체중이 불어났다. 배부터 나오기 시작하면서 살이 쪘다"고 공개했다.

꽃미남 선수로 불리던 그 시절이 그립지 않을까. "요즘 들어 그 시절이 가끔씩 그립다"는 게 안지만의 말이다. 그는 "요즘 꽃미남 스타가 대세를 이루는데 나도 예전처럼 꽃미남 외모를 되찾아 연애도 하고 싶다"고 솔로 탈출을 학수고대했다. 그러면서도 안지만은 "꽃미남과 삼적화 가운데 하나를 고른다면 주저없이 삼적화"라고 실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원삼 또한 데뷔 당시 여성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곱상한 외모에 균형잡힌 몸매는 단연 으뜸이었다. 장원삼 역시 삼적화의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입단 당시 75kg에 불과했던 장원삼의 몸무게는 현재 85kg까지 치솟았다. "평소 꾸미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삼적화라는 표현에 대해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게 장원삼의 대답이다.

지난해 12월 품절남 대열에 합류한 그는 아내에게서 '이제부터 옷입을때 신경 좀 써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듣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장원삼에게 삼적화 대열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묻자 "3년간 숙소 생활을 했었는데 경산 밥이 맛있었던 것도 있겠지만 나도 이제 나도 나이를 먹다보니 노화도 오고 살이 쪄서 그렇게 됐다. 이제는 30대 아저씨"라고 허허 웃었다.

장원삼은 야구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 사진을 자주 접했다. 그는 "얼마 전에 (안)지만이가 '자욱이 영향 때문인지 요즘 들어 이상한 사진이 많이 나돈다'고 하던데 보니까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장원삼은 "만약 야구를 못했다면 삼적화라는 이야기를 들었겠냐"고 반문한 뒤 "좋게 생각하고 있다. 과거 사진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외모야 어떠하든 야구 선수로서 야구만 잘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실력지상주의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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