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은 엄마와 아기를 이어주는 탯줄에서 얻어진 혈액으로 이 속에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건강한 혈액을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와 연골, 뼈, 근육, 신경 등 몸을 구성하는 간엽줄기세포가 풍부해 생명의 보고라 일컬어진다.

제대혈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이미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뇌성마비 등 각종 뇌 손상 질환 치료에 환자 본인의 자가 제대혈 이식이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최근 뇌성마비와 발달장애 등 소아 뇌 신경질환의 치료 목적으로도 자가 제대혈 이식이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자가 제대혈 이식으로 난치병 치료

보령아이맘셀뱅크에서 제대혈을 무균보관하는 모습.

그동안 제대혈이식을 통한 치료 결과는 대부분이 기증 제대혈에서 사용자가 구입해 질병 치료 이식에 사용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의 기증 제대혈을 이식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본인의 제대혈을 보관해 질병 치료 목적으로 이식을 받는 자가 제대혈 이식 치료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2004년 보령아이맘셀뱅크에 제대혈을 보관한 아이가 2010년 소아당뇨 판정을 받아 국내 첫 임상 사례 시도를 하기 위해 한양대 의과대학의 IRB 승인을 받아 2011년 2월 본인의 제대혈을 해동해 성공적으로 이식을 한 바 있다. 이때 사용된 제대혈은 7년 이상 보관된 것으로, 해동 후 검사해본 결과 95%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그 동안 장기보관에 대한 걱정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장기 보관한 제대혈도 이식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최근 2~3년간 보령가족제대혈은행 보령아이맘셀뱅크에 보관해 자가 제대혈을 이식한 환아는 10여 명에 달한다. 또한 얼마 후에도 보령아이맘셀뱅크에 보관한 환아가 자가 제대혈을 이식해 뇌성마비를 치료할 예정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제대혈 내 조혈모세포이식이 아닌 줄기세포이식을 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에서 주목받은 사례는 2006년까지 백혈병으로 약물치료 및 기증 제대혈 시술에도 차도가 없었던 환아가 2008년에 보령아이맘셀뱅크에 보관된 제대혈을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조혈모이식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자가 제대혈 이식했던 경우다.

◇가능성 많은 만큼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 중요

이러한 활용도로 인해 최근에는 보관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보관 탱크는 수동과 자동 탱크로 나뉘는데, 수동의 경우 6개의 제대혈 키트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보관한다. 이러다 보니 6개의 키트가 한 번에 다 차는 경우기 많지 않으며, 6개 키트 모두를 채울 때까지 보관 패키지를 저장 탱크에서 수시로 뻬내는 작업이 이루어지게 된다. 하지만 자동 탱크에서는 각 각의 제대혈 키트가 별도로 보관되고, 기계를 통해 자동으로 빈 공간으로 배치돼 보관되기 때문에 새로운 키트 보관에 따른 외부노출이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

보령가족제대혈은행의 허준 차장은 "영하 196℃의 액체질소에서 안전하게 보관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제대혈의 보관 기간은 이론적으로 반영구적"이라며 "현재까지 안전성 시험결과 23년간 보관된 제대혈도 이식에 사용하거나 줄기세포 치료제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를 통한 치료 사례와 성공은 난치병 환자들의 마지막 희망이다. 하지만 줄기세포 이식과 연구 과정은 성과를 보다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난치병 치료에 활용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문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무조건적인 확신과 기대는 아직 이르다. 실용화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물적·인적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허준 차장은 "미래의 줄기세포의 가치를 현 제대혈 보관 사업의 연장 선상에서 재해석하고, 미래 및 재생의학을 위한 지속적인 인큐베이팅을 통해 국내 줄기세포 치료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