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서경찰서는 8일 오후 7시쯤 강남구 수서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자신이 가꾸는 화단을 망가뜨렸다는 이유로 이웃 김모(77)씨를 살해한 혐의로 서모(56)씨를 현장에서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아파트 1층 베란다 앞 화단을 가꾸던 서씨는 같은 동(棟)에 사는 김씨와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서씨에게 "왜 쓸데없이 화단을 마음대로 하느냐"며 화단의 돌을 원위치로 옮겼다. 그러자 서씨는 김씨를 밀치며 "방해하지 말라"고 했지만 김씨가 계속 돌을 원래대로 옮겨 놓으려 하자 옆에 있던 벽돌로 김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두 사람은 뒤엉켜 화단을 굴렀고, 바지와 윗옷이 벗겨진 서씨는 팬티 차림으로 자신의 집에 들어가 흉기를 가지고 나와 기어서 도망가는 김씨를 수차례 찔렀다.

아파트 인근에서 야간 침입 절도 예방 문안순찰을 돌다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칼을 쥐고 끝까지 저항하는 서씨를 제압하고 수갑을 채웠다. 서씨를 검거한 수서파출소 김석규 경위는 "출동 당시 이성을 잃은 서씨가 칼로 다른 사람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 주저하지 않고 서씨에게 달려들어 칼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9일 서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