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생들이 구내식당 외톨이 석에서 홀로 식사하는 모습.


일본 대학생들이 '고독한 미식가'를 자처하고 있다.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일본 대학가 식당에서 홀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외톨이 석'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외톨이 석이란 기존 6인용 이상 식당 테이블 한가운데에 플라스틱 칸막이를 설치한 좌석으로, 마주 앉아있는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식당의 카운터 또는 바에 앉아있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혼자서 말없이 식사할 수 있다.

일본판 '혼밥(식당 등에서 혼자 밥 먹는 것)족'을 위한 외톨이 석은 2012년 사이타마현에 있는 다이토분카대학이 처음 도입했다.

당시 학생 사이에서 "동아리 같은 단체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식사를 하는 탓에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은 식당 좌석을 잡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자, 학교 측은 테이블에 높이50cm의 플라스틱 칸막이를 설치해 개인 이용 좌석을 별도로 마련했다.

홀로 식사를 해결하려는 학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인기가 치솟자, 대학 측은 전체 식당좌석 375석 중에 72석을 외톨이 석으로 바꿨다.

다른 테이블이 텅 비어있어도 칸막이가 설치된 외톨이 석은 늘 붐빌 만큼 호응이 뜨거웠다.

외톨이 석을 단골로 이용하는 학생들은 "혼자 조용히 밥을 먹고 싶어도 앞사람과 어색하게 마주 앉는 게 너무 싫어서 빈 강의실에서 홀로 빵을 먹기도 했는데, 이제는 마음 편하게 혼자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매우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같은 해 교토대학도 구내 식당에 외톨이석을 도입했고, 2013년에는 고베대학 학생 식당도 동참했다.

현재 도쿄공업대학 등 다른 수도권 대학들도 외톨이 석을 시범 운용하며 확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톨이 석의 유행을 두고 타인에게서 고립되기를 자처하는 현재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내 주는 단면이라고 분석한다.

일본 네티즌 사이에선 "사생활을 존중하는 선진 문화"라는 입장과 "대학이 오히려 삭막한 분위기를 조장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