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는 누구?]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에 충청 출신의 정진석 당선인이 선출됐다. 정진석 대표는 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인 122명 중 119명이 참석한 가운데 3일 열린 경선에서 69표를 얻어 43표를 얻은 나경원 의원을 제쳤다. 정 당선인은 20대 국회 첫 1년 동안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 원내 사령탑을 맡는다. 그와 러닝메이트로 나선 김광림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맡게 됐다.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 여파로 최고위원회가 붕괴했고 이를 대체할 비상대책위마저 당내 이견으로 아직 꾸리지 못했다. 이렇다 할 대선 주자마저 없어진 데 따른 암울한 분위기가 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집권당이 이렇게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당청(黨靑) 관계를 새로 정립하고 거야(巨野)를 상대해 국회를 원만하게 운영해가야 하는 책무를 맡게 됐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3년여 내내 대통령의 하명(下命)에 따라 움직이는 '하청 정당'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대통령의 '배신자' 한마디에 원내대표가 그만두기까지 했다. 청와대의 도를 넘는 일방주의와 여기에 복종하는 여당의 모습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매를 든 것이 이번 총선 결과로 이어졌다. 정 대표는 무엇보다 이것부터 바꿔야 한다.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나가되 당이 실질적으로 국회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단호하게 청와대에 '노(No)'를 해야 한다.

정 대표는 국회 운영 과정에서 또다시 '친박(親朴)'이니 '진박(眞朴)'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친박이 정 대표를 물밑 지원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정 대표는 이날 경선에서 대통령의 변화와 함께 계파 청산을 주문했다. 그 말대로 해야 한다. 만약 친박이 예전처럼 국회에서 활개 치는 모습이 재연될 경우 새누리당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지금 나라 경제는 부실기업을 정리하고 과잉 투자 업종을 재편해야 하는 국면에 있다. 대규모 실업이 눈앞에 닥쳐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한 노동개혁도 함께 해야 한다. 하지만 절반(折半)을 훨씬 넘는 2야가 정부·여당이 하려는 일에 순순히 협조할 리가 없다. 결국 두 야당과 타협해 가며 국회를 끌고 가는 것도 정 대표에게 주어진 일이다. 정 대표가 당과 국회를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쌓아 올리겠다는 자세를 보이면 그다음은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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