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커플이 있다. 평범한 외모의 사람이 송혜교, 송중기만큼이나 외모가 출중한 애인을 가진 경우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가장 중요하다지만, 그래도 부러운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어떻게 하면, 나보다 외모 레벨이 훨씬 높은 이성을 만날 수 있을까?

3일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한 연구팀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자신보다 외모가 훨씬 뛰어난 이성을 ‘애인’으로 만나고 싶으면, 우선 9개월 이상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와 노스웨스턴대 심리학자들은 외모의 수준 차가 큰 연인이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되는지 알기 위해 167쌍의 연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인에게 ‘서로 안 지 얼마나 됐는지’ ‘연인이 되기 전 친구관계를 얼마간 유지했는지’를 묻고, 제삼자에게 남녀의 외모를 각각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남녀의 외모 수준은 정비례했다. 외모가 출중한 남녀끼리, 외모가 출중하지 않은 남녀끼리 만났다. 특히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 연인으로 발전한 이들의 경우 더욱 이런 경향이 컸다.

그러나 연애 전 ‘친구’ 관계를 더 오래 유지한 연인일수록, 서로 외모의 수준 차가 컸다. 9개월 이상 친구 관계를 유지하던 연인의 경우, 남녀 외모 수준은 거의 정비례하지 않았다.

한편 연인은 대개 외모뿐만 아니라 유전적 측면, 정치·종교·사회적 지위 등 문화적 측면에서도 유사함을 보인다. 과학자들이 ‘선별적 짝짓기(assortative mating)’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이미 선행 연구에서도 증명됐다.

과학자들은 선별적 짝짓기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경쟁’을 꼽는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은 외모를 가진 이성을 쟁취하고자 하지만, 결국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이성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남성이 예쁜 수퍼모델을 만나고 싶어 할지는 모르지만, 수퍼모델 역시 잘생긴 남자를 원해 결국 선남선녀끼리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친구’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외모가 출중한 이성을 만나는데 어떤 도움을 줄까?

연구팀은 “남녀는 친구로서 서로 알아가며, 외모 외에 상대방만이 갖는 독특한 특성을 인지하게 된다. 그래서 그 이성이 타인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