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누구?]

최은영(현 유수홀딩스 회장) 전 한진해운 회장 일가가 지난달 한진해운의 자율 협약 신청 직전에 보유 주식 약 30억원어치를 팔면서 회사 내부 정보를 받았다는 증거가 금융 당국 조사에서 확보됐다고 한다. 한진해운이 자율 협약을 신청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해 손해를 볼 것이라는 지인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송신받았다는 것이다. 최 전 회장이 미공개 내부 정보를 얻어 주식을 처분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

최 전 회장은 2007년 사망한 남편(조수호씨)을 이어 회사를 맡은 뒤 7년간 경영하면서 현재 시세의 최고 5배에 이르는 고가의 용선(傭船) 계약을 10년 이상 장기로 맺었다. 손해 볼 것이 뻔한 계약으로 2011년 이후 회사는 매년 수천억대 적자를 보았다. 무능 경영으로 부실을 키운 것이다.

최 전 회장이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있다면 사재(私財)를 털어 회사를 살리는 데 나서야 도리지만, 적자 규모가 조(兆) 단위를 넘자 2년 전 보유 지분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넘기며 경영에서 발을 뺐다. 경영권을 넘기기 직전 2년간 97억원에 이르는 연봉과 퇴직금까지 챙겼고, 한진해운의 알짜 계열사들을 따로 떼내 유수홀딩스라는 자기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빌딩 임대 수익만 한 해 100억원에 육박하고 자회사인 IT 업체 싸이버로지텍은 작년 5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뒀다. 대부분 한진그룹과 거래해 벌어들인 돈이다. 이렇게 쌓아올린 최 전 회장 일가 재산은 185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지금껏 회사 회생에 한 푼이라도 내놓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한진해운은 최근 3년간 매출이 매년 8000억원 이상씩 줄면서 빚은 작년 말 5조6000억원까지 급증했다. 한진해운을 살리려면 국책은행 돈이 1조원 이상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도 정작 회사를 망친 장본인은 30억원어치의 보유 주식마저 손해를 보지 않겠다며 팔아 치웠다. 빚은 국민 부담으로 떠넘기고 자기 몫만 알뜰히 챙겨 간 재벌 오너를 위해 혈세(血稅)를 쏟아부어도 좋다고 누가 동의하겠나. 이런 오너들의 개인 재산을 환수하는 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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