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살인' 추모현장을 찾은 한 네티즌이 올린 글.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추모가 남녀 성 대결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17일 오전 2시쯤 강남역 10번출구 추모 현장에서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회원과 시민들이 대치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새벽 일베에는 ' 강남역 일베특파원 싸움난 듯'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첨부된 사진 속에는 주황색 조끼를 입은 한 남성이 세명의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글 작성자에 따르면, 일베 회원인 남성이 강남역 10번 출구의 피해여성 추모 공간에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내용의 쪽지를 남겼다. 또 이 남성은 "왜 사람 하나 죽은 걸로 (난리냐)"는 식의 말을 했다고 한다.

2시간쯤 뒤, 일베에는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글쓴이의 글이 올라왔다. '강남역 갔다가 치욕받고 오는 길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글쓴이는 "한 인간쓰레기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온 남성들을 모욕하지 말라, 메갈(남자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 유저)들아"라는 포스트잇 메모 사진을 함께 올렸다.

해당 포스트잇 주변에는 "한국 남자들의 현실"이라는 내용의 포스트잇이 달라붙는 등 새로운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추모객들은 "추모의 공간이 남녀 갈등의 공간으로 변질돼선 안된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번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을 여성 혐오 범죄로 보는 시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피의자가 "평소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발언한 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부터다. 여성 혐오 범죄 차단을 위해 19일 저녁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촛불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