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선팅은 운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선일보는 TV조선, 조선닷컴과 공동으로 지난달 7일 오후 8시부터 앞 유리창 선팅 농도가 서로 다른 3대의 차량을 갖고 돌발 상황에서의 제동(制動) 거리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은 승용차를 시속 60㎞로 운전하다가 오른쪽 골목에서 대로로 진입하는 SUV가 눈에 띄는 순간 브레이크를 밟고 두 차량 간의 남은 거리를 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차량당 30차례씩 같은 실험을 반복한 결과 제동 거리는 선팅 농도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앞 유리의 가시광선 투과율이 법정 기준치에 맞는 70%인 차량은 완전히 정지한 후 앞 차와의 거리가 평균 23m 남은 것으로 측정됐다. 반면 가시광선 투과율이 32%인 차량은 앞 차와의 거리가 평균 17m로 짧아졌다. 가시광선 투과율이 12%로 신문지(11%)를 유리창에 붙이고 운전하는 것과 비슷한 차량은 평균 14m 앞에서 멈췄다.

이번 실험의 모든 과정을 설계하고 감수를 맡은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은 "가시광선 투과율이 32%인 선팅 차량 운전자의 돌발 상황 대처 능력은 소주 3~4잔을 마신 상태와 비슷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