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천장이 무너져내린 서울대 기숙사의 방 내부 모습. 서울대 측은 노후화한 보일러 물탱크의 결함으로 누수가 발생해 버팀목이 손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2년 된 건물 부실관리 드러난 서울대학교]

지난 27일 오전 서울대 기숙사(관악학생생활관) 시설팀에 신입생 정모(18)씨의 방 천장이 무너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마감재인 석고보드가 물에 젖어 천장이 수십㎝ 내려앉고 일부는 아예 떨어져 나가 있었다. 이날 관악학생생활관 관장인 김대용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보일러 물탱크의 결함으로 누수가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알렸다. 서울대 기숙사 시설팀은 사고 발생 하루 전날 정씨의 방에서 천장이 젖어 물이 떨어진다는 신고를 받고 보일러 배관 밸브를 잠가둔 상태였다.

사고가 난 서울대 919동 건물은 아파트형 기숙사로, 12년 전인 2004년 3월 문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부실한 건물 유지관리 관행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찬식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는 "누수가 오랫동안 이어져 자재가 썩을 때까지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환절기 등에 배관 설비를 점검해서 위험 요소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대 기숙사는 지난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919동의 모든 방을 긴급 점검했고 30일부터 보일러 물탱크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