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나면서 지반이 붕괴돼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지하 15m 지점에서 튀어나온 철근을 자르려고 용접기에 불을 붙이는 순간 용접기 연료인 프로판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토목·건설 현장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안전사고가 용접 과정에서의 폭발과 화재다. 용접할 때 가스가 새지는 않는지 확인만 했어도 이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2012년 1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광주시 냉동창고 폭발 사고, 2014년 9명이 숨지고 60명이 부상을 입은 고양 버스터미널 화재 사고도 가스 누출 여부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작업하다 일어났다. 토목·건설 분야에서 세계 최상위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는 나라에서 이런 원시적인 사고가 이어지는 것은 무엇보다 안전 수칙을 무시해버리기 때문이다.

며칠 전엔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작업을 하던 19세 청년이 역 구내로 들어오던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인력 부족 탓에 2인 1조로 일하고, 작업 표지판을 세우고, 전자운영실에 신고해야 한다는 기초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 스크린도어 사고 희생자는 서울메트로의 외주 회사 소속이었고, 가스 폭발 사고 희생자들도 포스코건설의 하청업체 직원이었다. 공기업·대기업들이 위험하고 힘든 일을 싼값에 하청 주는 바람에 저임금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비용 절약을 위해 목숨이 걸린 안전을 도외시하는 기업의 책임은 엄히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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