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정보] 서울메트로는 어떤 일을 할까?]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열아홉 살 청년이 일했던 은성PSD가 기술도 없는 서울메트로 출신 임직원을 전체 인력의 40% 이상 채용하고 월급도 다른 직원보다 2~3배 더 지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회사 직원 143명 중 서울메트로 출신은 58명으로, 기술 자격증을 가진 직원 41명을 훨씬 웃돌았다. 기술자는 적고 '낙하산'이 득실거리는 기형적 구조다.

처우도 기술자들을 쥐어짜 절약한 인건비로 낙하산들을 후하게 대우하는 구조다.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은 월 350만~400만원씩 받고 다른 직원은 정규직 200만원, 비정규직은 140여만원을 받았다. 서울메트로가 은성PSD에 5년간 350억원대 일감을 주면서 계약서에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을 채용하고 본사 연봉의 60~80%를 보장한다'는 조항을 넣었기 때문이다. 공기업인 서울메트로가 퇴직자들 자리를 만들어주려고 일감을 미끼로 용역 회사의 팔을 비트는 갑(甲)질을 한 것이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직원 1인당 영업수익과 수송 인원이 국내 철도·지하철공사 평균보다 20% 이상 많다고 자랑해왔다. 역사 운영, 안전, 교육, 전기, 차량 유지와 운행 등 많은 업무를 외부에 맡긴 덕분이다. 문제는 서울메트로가 은성PSD 직원 월급까지 쥐어짜 낙하산들에게 주는 바람에 스크린도어 수리와 안전 점검이라는 본업의 경쟁력이 형편없이 나빠졌다는 사실이다. 용역 회사는 낙하산들에게 많은 월급을 주느라 정작 필요한 기술 인력을 채용하지 못했고 2인 1조 근무 원칙마저 지키지 못했다. 박봉에 시달리는 기술자 14명이 역 98곳의 수리를 맡아 업무 부담이 무거워졌고, 이것이 구의역 사고로 이어졌다.

은성PSD 말고도 서울메트로의 낙하산을 받은 용역 회사가 한둘이 아니다. 박원순 시장은 당장 산하 공기업 전체의 외주 용역 실태를 철저히 조사해 불필요한 낙하산 인사를 대폭 솎아내야 한다. 서울메트로처럼 용역 회사에 일감을 주는 조건으로 퇴직 임직원 채용을 강요하는 갑질도 금지해야 한다. 안전 업무를 용역 주면서 낙하산 인사까지 얹는 것은 그 자체로 죽음을 부르는 악행(惡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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