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의 달걀이란?]

"우리는 기존 틀에 갇힌 반면 ADPi(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는 콜럼버스처럼 달걀을 (깨트려) 세우는 발상을 한 겁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22일 언론사 부장단 간담회에서 "김해공항에 'V자' 형태 활주로를 신설해 확장하는 아이디어를 그동안 왜 실행에 옮기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신공항 건설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국토연구원은 ADPi가 이번에 제시한 방안과 유사한 내용의 김해공항 확장안을 내놨지만 당시 이명박 정부는 이를 채택하지 않았었다. 당시 국토연구원은 기존 활주로와 새 활주로가 교차해 꼬리가 짧은 X자 형태의 활주로를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교차 활주로는 항공기의 동시 이착륙이 어려워 미래 승객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등 이유로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ADPi는 "우리와는 다른 발상을 했다"고 강 장관은 전했다. 공항 부지 인근 땅을 공항 내로 편입해 교차 활주로가 아닌 독립 활주로를 만들면 미래 4000만명에 이르는 승객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강 장관은 "우리는 인근 부지를 건드릴 생각을 못한 반면 ADPi는 (부지 편입이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며 "발상의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새롭게 건설될 김해공항 활주로는 현재 미래창조과학부가 관리하는 공항 인근 연구개발특구 부지(약 140만평) 일부를 관통하게 된다. 국토부는 이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연구개발특구 사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아 부지 편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DPi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 엔지니어는 이와 관련, "우리도 V 형태 활주로가 연간 수천만 명 승객을 실어나르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2011년 터키 아타튀르크 공항을 운영하면서 제대로 알았다"면서 "그러니 한국 정부로선 V형 구조가 적합한지 확신하기 어려웠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