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누구?]

단식 중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대신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원진 의원은 29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인적 일탈'이라며 폭로 공격을 예고했다. 이어 원내수석부대표인 김도읍 의원이 "정 의장이 방미 때 교민간담회에서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시계 400개를 돌렸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정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 3명과 함께 방미했었다. 그는 정 의장 부부가 비행기 1등석을 탄 것도 문제 삼았다. 추가 폭로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나흘째 단식을 이어간 이 대표는 "그쪽(정세균 국회의장)이 죽든지 내가 죽든지 끝장을 볼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조를 짜 매일 정세균 국회의장 공관을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정 의장은 지난 23일 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하며 일방적으로 야당 쪽에 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맨입으로…"라는 말까지 해 새누리당을 격분시켰다. 이런 정 의장에 대해 새누리당이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일시적 항의의 표시로 국감을 거부하고 단식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지켜야 할 선(線)이 있다. 그걸 넘게 되면 사람들의 시선도 바뀔 수밖에 없다.

국회의장이 미국 교민들에게 기념 시계를 돌린 것이나 부부가 1등석을 탄 것이 어느 정도의 문제이냐는 것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약점 공개, 뒷조사, 먼지 털기와 같은 방식으로 정치의 상대방에게 타격을 줘 흔들겠다는 발상을 집권 여당이 한다는 것은 결코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최근 우리 보수 정당에서 좀처럼 없었던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너 죽고 나 죽자'식 사생결단이나 오기가 운동권 야당보다 더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이런 극단적인 모습은 주로 친박(親朴)계가 주도하고 있다. 그제 국정감사에 복귀하자는 당대표 제안을 불과 몇 시간 만에 뒤집은 것도 이들이었고, 정 의장을 향해 뒷조사 폭로전을 시작한 사람들도 이들이었다. 국회에서는 이렇게 해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덮으려는 것이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재수 장관 해임안의 부당성은 많은 사람이 공감했다. 정 의장의 중립 의무 위반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다. 새누리당이 이에 대한 항의라면 그 선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지금과 같이 상식의 도를 넘는 모습이 계속되면 이 모든 상황의 발원지가 어디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