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보]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판매·교환 잠정 중단]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배터리 결함을 인정하고 전량 리콜을 실시했으나 배터리를 교체한 신형 제품에서도 발화 사례가 잇따르자 미국 정부 등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배터리 문제였다는 삼성의 당초 설명이 어긋나면서 자칫 제품 자체가 단종(斷種)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처음 갤럭시노트7의 발화 문제가 터졌을 때 삼성전자는 신속하게 '전면 리콜'에 나섬으로써 파장 최소화에 성공한 듯했다. 그러나 결함을 시정했다며 새로 내놓은 제품 역시 똑같은 결함을 보임에 따라 삼성은 자칫 제품 설계 능력 자체를 의심받을 처지에 놓였다. 만약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조사 결과 문제 있는 것으로 판명 난다면 갤럭시노트7은 더 이상 판매하기 힘들어진다. 수조원으로 추정되는 생산 손실도 크지만 소비자 신뢰 실추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삼성은 첫 발화 사례가 보고된 지 9일 만에 배터리 결함으로 단정 지었으나 충분한 원인 규명이 아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IT 업계에선 삼성이 사태를 조기 진화하는 데 급급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식 '대충대충' 고질병이 또 도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지금 2라운드로 번진 발화 논란에서도 삼성전자의 대응은 부실하다. 삼성은 미국 통신사들의 판매 중단 조치가 언론에 보도된 후에야 대응에 나섰다. '생산 중단' 조치도 삼성 측 발표가 아니라 협력사들을 통해 흘러나와 알려졌으며, 국내 통신사들은 삼성에서 통보받은 것이 없다며 우왕좌왕했다.

지금 상황은 삼성뿐 아니라 한국 스마트폰 산업이 맞는 위기다. 2010년 갤럭시S 시리즈를 낸 이래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과 천하를 양분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제동이 걸렸다.

세계 1등 휴대폰 메이커였던 노키아가 몰락하는 데는 몇 년이 채 안 걸렸다. 잠시 삐끗하면 순식간에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게 IT 산업의 세계다. 삼성도 언제라도 '제2의 노키아'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집요하게 원인을 찾고 결함 시정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