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23일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대해 "망국적이고 소모적인 종북 논란을 기필코 뿌리 뽑고야 말겠다"며 "맨 앞에서 싸우겠다"고 했다. 그는 '북에 물어보고 북한 인권결의안에 기권했다'는 핵심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평생을 색깔론과 싸운 김대중 대통령처럼 저의 길을 가겠다"고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지금까지 자기주장만 하는 일방적인 글을 통해서 네 번 입장을 밝혔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것은 모두 단답(短答)이었다. 이날도 글을 통해 '북에 물어봤느냐'는 문제는 피해가면서 정치 싸움으로 정면돌파하겠다고 했다. 송 전 장관은 "진실은 하나" "자료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송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때의 장관이다. 이런 사람이 색깔론을 제기할 까닭이 없다. 회고록의 한 귀퉁이에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는 내용이 있어 논란이 커진 것뿐이다.

정치인들이 사실(事實)은 뒷전에 두고 정치적으로 상대를 공격해 상황을 모면하는 것을 '정면돌파'라고 부른다. 안 그래도 지금 여러 '정면돌파'가 세상을 혼란케 하고 있는데 문 전 대표도 또 한 개의 정면돌파를 추가하는 모양이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문 전 대표가 '북에 물어보자'는 제안에 동의했는지, 만약 집권했을 때 같은 상황이 되면 또 북에 물어볼 것인지뿐이다. 자료를 찾고 기억을 더듬어 전후 상황을 설명하기 바란다. 그게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의 진짜 정면돌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