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누구?]

최순실씨와 그의 측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문화융성' 관련 예산안을 직접 만들고 검토했던 문건들을 최씨의 핵심 측근으로부터 입수했다고 TV조선이 27일 보도했다. 이 예산안과 사업계획서는 모두 1800억원 규모로, 이 중 문화창조센터 건립 등 핵심 사업들은 실제 정부 예산에 반영돼 집행됐다. 정부 부처가 최씨가 구상했던 대로 예산안을 만들고 움직였다는 것이다.

문건을 건넨 측근은 문건 작성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건에 적힌 메모들은 최씨가 대통령 순방 일정표에 썼던 필체와 동일했다. 본지는 해당 문건이 문체부에서 작성한 예산 관련 공식 서류가 아닌지도 확인했으나, 문체부는 "우리가 작성한 적이 없는 문건"이라고 답했다.

이 문건들은 '대한민국 창조 문화융성과 실행을 위한 보고서' '대한민국 문화융성 프로젝트 True Korea' 'True Korea 실행을 위한 보고서' 등 정부 관련 프로젝트 3건과 예산안 편성 문건 2건 등 모두 5건이다. 최씨 측은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통합 사업' '문화창조센터 건립' 등 모두 12건의 사업과 관련해 1796억원의 예산안을 만들었다. 이 중 '문화창조센터 건립'은 실제 박근혜 대통령의 지원 아래 '문화창조융합벨트'로 확대돼 현재 전국적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본부장을 맡은 '문화창조융합본부'에서 총괄했다. 이 밖에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통합 작업' '아리랑 핵심 콘텐츠' 등에 대한 예산안도 편성해 놨다. '문화융성 실행 보고서' 문건은 2014년 8월 차씨에 의해 문체부에 제안서 형태로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들은 2014년 6월에서 9월 사이에 작성됐다. 유진룡 문체부 장관은 그해 7월 경질됐고, 그 뒤 차은택씨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신임 문체부 장관이 8월에 취임했다. 문건 작성 시기와 차씨 지인들이 문화계 요직에 진출하는 때가 일치한다. 문건에 언급된 국가 브랜드 사업과 문화창조센터는 김종덕 장관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