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당 비대위원장으로서 계속 남아 인적 쇄신과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이 지난 6일 상임전국위원회를 무산시킨 데 대해 "당에 대한 무책임이며, 그들을 세워주신 당원들과 국민들 앞에 부끄러운 일"이라며 "많은 국민들께서는 아직도 새누리당에 남아있는 패권정치, 패거리 정치의 민낯이라고 말씀들을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친박 핵심들이 자신이 요구한 '자진 탈당'을 거부하는 데 대해서는 "대통령이 그 직을 잃어버릴지 모르는 탄핵소추 중에 있고 국정이 이렇게 파탄 났는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이 한 몸 헌신하겠다. 불사르겠다' 공헌한 사람들이 대통령은 지금 대통령직을 잃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 있는데 '나는 책임 없다.' 발뺌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직을 버리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책임을 지라는 것도 거부하면 이를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이 국민 앞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전국위원회에서 확인된 준엄한 당론이며, 이를 역행하는 것은 당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깊은 성찰 있으시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어 "저도 우리 당의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대동단결, 대화합을 이루는 일에 앞장서겠다"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첫 시작으로 오는 1월 11일 원외당협위원장, 사무처당직자, 당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필요하면 언제든 떠날 것"이라며 "다만 '결국 옳은 일도 패거리 패권주의 앞에서는 힘없이 굴복하는구나' '지금까지 그랬지, 뭐' 절망하는 당원들, '그러면 그렇지. 새누리당에서 무슨 희망을 볼 것인가' 실망하실 국민들이 저의 결심을 망설이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 인적쇄신 진행과정은 미흡하다는 것이 국민여러분의 의견이며, 제 판단이기도 하다"며 "모든 노력을 다해서 근본적 인적쇄신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물론 국민의 뜻에 따른 '절제된 인적쇄신'으로 뜻을 이루어 보겠다"고 했다.

이어 "그러함에도 이와 같은 인적쇄신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면, 그때는 국민여러분들에게 상황을 소상히 설명 드리고, 제 거취문제도 다시 생각하겠다"고 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당초 지난 6일까지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의 인적 청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신이 당을 나가겠다고 했지만 서 의원 등이 오히려 인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버텼다.

이에 대해 '사퇴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정면대응 입장을 밝힌 것이다.

친박 핵심측은 지난 6일 인 위원장 주도로 열릴 예정이었던 당 상임전국위원회를 무산시키고 오히려 인 위원장에게 "당을 나가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인 위원장과 친박 핵심측이 당분간 한치 양보없이 대결을 이어갈 태세여서 새누리당 내분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