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걸그룹의 역사가 올해로 20년을 맞는다. 1950~60년대에도 '김시스터즈', '은방울자매', '펄 시스터즈'와 같은 여성 그룹이 있었지만, 한국 가요사에서 본격적인 걸그룹의 시작은 1998년 데뷔한 'S.E.S'로 본다. '걸그룹'이란 용어도, 이때부터 연예 기획사에서 얼마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쳐 데뷔하는 10~20대 초반의 소녀들을 통칭하는 말로 굳어졌다.

20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걸그룹이 생기고 사라지고를 반복했는데, 우리 머릿속에 남아있는 건 걸그룹이 남긴 '히트곡' 뿐이다. 그 그룹이 왜 해체됐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던 그 소녀들은 왜 사라지게 된 걸까.

1세대 걸그룹의 대표주자는 S.E.S와 핑클이다. 1997년부터 등장한 1세대 걸그룹은 2000년대 초반 가장 많은 그룹들이 활동했다. 1세대 걸그룹은 대부분 2006년을 전후해 해체됐다.

라이벌인 '핑클'보다 6개월 정도 먼저 데뷔한 '걸그룹의 원조'다. S.E.S는 데뷔 전부터 화제였다. 당시 최고의 인기 그룹이던 H.O.T가 속한 SM엔터테인먼트에서 '걸그룹을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사장은 해외시장에서도 통하는 걸그룹을 만들기 위해, 한국어 담당 바다, 일본어 담당 슈, 영어 담당 유진을 발탁하여 팀을 꾸렸다. 혹독한 연습기간을 거쳐 데뷔한 S.E.S는 'I'm your girl', '너를 사랑해' 등 소녀 감성 넘치는 곡들로 한국 가요계에 '요정 신드롬'을 일으키기에 이른다.

2016년, 해체 14년 만에 재결합을 발표한 S.E.S

앨범 횟수가 늘어나며 외모와 가창력을 모두 갖춘 아이돌이란 평가를 받던 S.E.S가 해체하게 된 계기는 소속사의 계약 만료다. 2002년 말,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멤버 유진이 재계약을 원치 않아 팀이 해체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멤버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각자의 길을 가기 위해 서로 합의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S.E.S가 공식 해체를 발표한 뒤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이 6.25% 급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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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은 요정이지만, 알고보면 한국의 여성 아이돌 최초로 가요대상을 수상한 저력 있는 그룹이다. 핑클은 본래 이효리가 빠진 3인조로 데뷔하려다가 막판에 4인조가 됐다. 라디오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캐스팅 된 옥주현과 그녀의 친구 이진이 핑클의 1, 2호 멤버였고, 학교 사생대회에서 매니저의 눈에 띈 성유리가 3호 멤버였다. 이효리는 당시 DSP미디어의 이호연 사장이 직접 데리고 왔다. 이후 핑클은 발표하는 곡마다 청순·귀여움·성숙함·섹시함을 넘나드는 컨셉으로 걸그룹 정상을 차지하게 된다.

2005년 발표한 핑클의 마지막 앨범 'Forever Fin.K.L'

1998년부터 개인 활동이 급격히 늘어나며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되지만, 사실 핑클의 소속사나 멤버들이 스스로 '해체'라는 단어를 쓴 적은 없다. 그러나 2005년, 성유리가 계약 만료로 소속사를 옮겼고 이들은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하는 스페셜 앨범을 발표했다. 이 앨범을 끝으로 '핑클'이란 이름의 음반활동은 더 이상 지속되지 않고 있지만, 소속사 측은 필요할 때 한무대에 모이는 프로젝트 형식의 팀을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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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를 벤치마킹하여 탄생한 한국 최초의 섹시 걸그룹이다. 데뷔 연도는 1997년이지만, 'Get up', '킬러', '인형' 등의 곡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전성기에 돌입한 건 멤버 윤은혜가 합류한 1999년 이후다. 2000년대에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태국 등 아시아 문화권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외국인 가수 최초로 중국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중국 가요 차트의 정상에 올라 가요 관계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핑클에 이어 걸그룹으로는 두 번째로 평양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베이비복스의 해체는 2004년 동료 가수 DJ DOC의 랩퍼 이하늘과의 법정 다툼이 계기가 됐다. 이하늘이 베이비복스의 7집 앨범에 수록된 노래를 문제 삼으며 이들을 '미아리복스'라며 비난하자, 베이비복스의 소속사 DR뮤직은 이하늘에 대해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베이비복스의 7집 활동은 두 달 만에 종료됐고, 같은 해 멤버 심은진은 가장 먼저 팀에서 탈퇴했다. 다음 해인 2005년에는 멤버 윤은혜가 탈퇴하며 베이비복스는 잠정 해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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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당시 흔치 않았던 '걸스힙합'을 컨셉으로 성공한 '디바'는 대한민국 걸그룹 역사상 정규 앨범을 가장 많이 발표한 그룹이다. 총 8장의 앨범에서 이들은 '왜불러', 'UP & Down', '이 겨울에'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몇 번의 멤버 교체가 있었음에도, 디바는 가요 프로그램 등을 통해 꾸준히 활동을 했다. 그러나 멤버 비키가 삭발 헤어로 등장했던 5집 이후로는 그다지 큰 인기를 끌지 못했고, 9집 앨범을 준비하던 중 수입 저조로 잠정 해체됐다. 팀의 해체 직전 멤버 이민경은 솔로 활동을 이유로 탈퇴했다.

'룰라'의 이상민이 프로듀싱을 맡은 4인조 걸그룹 '샤크라'는 전례 없던 파격적인 동양풍 컨셉으로 등장해 데뷔 직후부터 주목을 받았다. 2집 때까지 '한', 'Hey U'와 같은 히트곡을 남겼지만, 려원, 황보 등 주요 멤버들의 개인 활동이 늘면서 팀 존속에 위기를 맞았다. 2004년 려원이 가장 먼저 탈퇴해 배우로 전향했고, 뒤이어 이은, 황보, 보나도 팀을 탈퇴하며 샤크라는 전설 속의 그룹이 됐다.

14년간 수많은 멤버 교체를 겪은 걸그룹인데, 전성기는 2기 멤버(박정아, 이지현, 조민아, 서인영)가 꾸려진 2002년 무렵이다. 이후 쥬얼리는 '니가 참 좋아', 'One More Time' 등의 히트곡과 더불어, '털기춤', 'ET춤'과 같은 퍼포먼스로 숱한 화제를 낳았다. 하지만 2006년, 멤버 이지현이 연기자로 전향하며 쥬얼리에서 공식 탈퇴하고 뒤이어 조민아까지 탈퇴하며 박정아와 서인영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솔로 활동에 집중하게 됐다. 이후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앨범 활동을 이어나가던 박정아와 서인영 역시 2010년 6집을 끝으로 쥬얼리를 떠났다. 2011년, 또 다른 멤버들로 쥬얼리가 꾸려졌지만 이전만큼 인지도를 얻지 못했고 2015년부터 가요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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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S.E.S'를 탄생시키기 위해 SM 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1집을 발표한 뒤 해체된 비운의 걸그룹이다. 앨범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으나, 밀크의 멤버 박희본이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온 멤버였던 배유미가 팀을 나가면서 흐지부지 해체됐다고 한다. 같은 기획사에서 5년여 뒤 탄생한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가 본래 밀크의 2집 앨범을 위한 곡이었다는 비화도 있다.

'밀크'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걸그룹이다. 일본인 멤버였던 아유미의 인기가 다른 이들에 비해 유독 높았으며, 이는 곧 2004년 멤버 황정음의 탈퇴 원인이 됐다. 슈가를 나온 뒤 연기활동을 하며 인지도를 높인 황정음은 인터뷰를 통해 "'아유미와 아이들'로 불리는 게 싫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슈가는 황정음 탈퇴 후에도 새 멤버를 영입해 일본과 국내에서 활동했으나, 2006년 멤버 박수진마저 탈퇴를 선언하며 공식 해체되었다.

2세대 걸그룹은 지난해인 2016년 가장 많이 사라졌다. 카라, 2NE1(투애니원), 포미닛 등 굵직한 걸그룹들이 모두 해체해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올 초에는 원더걸스까지 해체를 발표하며, 2세대 걸그룹 중 아직까지 건재한 그룹은 소녀시대 정도에 불과하게 됐다.

'여자 SG워너비'로 불리며 가창력을 뽐냈던 3인조 걸그룹으로, '언제나 팬들을 만나겠다'는 뜻의 'SEE You Always'의 약자가 그룹명이다. 퍼포먼스 위주의 타 걸그룹과는 다르게, 가창력과 노래 그 자체로 인기가 있었던 음원차트의 강자였다. 멤버 중 남규리는 배우 송혜교를 닮은 외모로 주목받으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다. 하지만 2009년, 가장 인지도가 높았던 남규리가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탈퇴하면서 씨야의 활동에도 제동이 걸린다. 남규리의 갑작스러운 탈퇴를 놓고도 논란이 많았는데, 소속사 측에서 '다른 멤버의 영입을 준비 중'이라며 결별을 통보했다는 주장이 있다. 이후 씨야는 새 멤버를 영입해 활동했으나, 2011년 고별무대를 끝으로 해체했다. 마지막으로 발표한 굿바이 앨범에 전 멤버 남규리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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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와 같은 해인 2007년 데뷔해, 2세대 걸그룹을 이끈 대표 그룹이다. 데뷔 당시에는 포미닛 멤버였던 현아가 함께였지만, 1년도 채 안 돼 건강상의 이유로 탈퇴하고 새 멤버 유빈이 합류했다. 이후 'Tell me', 'Nobody'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으며, 2009년에는 미국 진출을 하여 빌보드 차트 76위까지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미국 활동 종료 후 멤버 선미가 탈퇴하고, 원더걸스는 또 한번 멤버 교체를 맞게 된다.

원더걸스가 해체의 길로 접어든 건 2013년, 멤버 선예가 결혼을 하면서부터다. 현직 여자 아이돌로는 최초의 결혼이었는데, 팬들에게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해 소희가 연기자로 전향하며 소속사를 떠났다. 2016년에는 원년 멤버 선미가 재합류해 새 앨범을 발표하며, 아이돌에서 뮤지션으로 거듭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원더걸스 또한 10년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올해 1월 26일, 선미와 예은의 계약이 만료되며 공식 해체를 발표했다. 원더걸스는 해체하며 고별송 '그려줘'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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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소녀시대와 같은 해 데뷔해 2세대 걸그룹을 일컬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룹이다. 그러나 데뷔 초부터 주목을 받았던 두 그룹과 달리, 카라는 1집 활동 중에는 방송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그런 탓에 멤버 한승연 등은 케이블 방송을 중심으로 활동했는데,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애칭(?)도 이때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멤버 구하라와 강지영이 영입된 이후에는 'Pretty girl', 'Wanna', '미스터' 등의 곡들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특히 '화장춤', '당당하게 걷기 춤', '엉덩이춤' 등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안무로 걸그룹 중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나갔다.

카라는 특히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한국 가수 최초로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또 김연아와 함께 '일본인이 좋아하는 한국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멤버 니콜과 강지영의 계약이 끝나며 팀 내에 '구멍'이 생겼다. 이후 카라는 '카라 프로젝트'를 통해 새 멤버 허영지를 영입했으나, 기존 멤버들의 탈퇴 및 재계약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으로 팬덤이 예전만 못했다. 지난해 카라의 소속사인 DSP미디어는 멤버 박규리와 한승연, 구하라의 계약 만료를 통보했지만, 향후 다시 뭉칠 가능성을 언급하며 '해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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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하거나 귀엽거나 청순한 컨셉이 대부분이었던 한국의 걸그룹계에서 '잘 노는 센 언니' 컨셉으로 성공한 그룹이다. 같은 소속사인 빅뱅과 함께 부른 곡 'Lolli-pop'으로 데뷔했는데, 방송 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도 음원차트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에도 발표하는 앨범마다 차트 '줄세우기'를 하며 아이돌보다는 아티스트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NE1의 마지막 곡 '안녕'의 티저 포스터

잘 나가던 2NE1을 멈춰세운 건 2014년 불거진 멤버 박봄의 마약 밀수 사건 때문이다. 정신분열증 치료제인 의약품을 들여오다 적발된 박봄은 입건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국내 활동을 잠정 중단하며 자숙에 돌입했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측은 박봄이 '어린 시절 친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후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고 해명 자료를 냈다. 활동 중단 후 2NE1의 다른 멤버들은 개인 활동에 주력했는데, 해체설을 끝내 부인해 왔지만 지난해 멤버 공민지가 갑작스레 팀을 탈퇴하며 해체의 길로 들어섰다. YG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2NE1의 공식 해체를 알렸으며, 박봄과 공민지를 제외한 두 멤버(CL, 산다라박)와의 재계약만 성사되었음을 밝혔다. 한편, 2NE1이 해체 직후 발표한 신곡 '안녕'은 아시아 8개국에서 아이튠즈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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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안에 각자의 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겠다'는 뜻을 가진 '포미닛'은 원더걸스의 전 멤버 김현아가 합류해 데뷔 때부터 주목 받았다. 'Hot Issue'라는 데뷔곡의 제목처럼 구멍 난 스타킹 등 펑키한 스타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멤버 중 가장 인지도가 높았던 김현아는 포미닛 활동 동시에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보이그룹 비스트 멤버 장현승과 함께 혼성 유닛 '트러블 메이커'를 결성하는 등 개인 활동을 활발히 했다. 포미닛은 발표하는 앨범마다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며 선전했는데, 이 때문에 지난해 갑작스러운 해체 발표로 충격에 빠진 팬들이 적지 않다. 포미닛 해체의 직접적인 원인은 멤버들의 재계약 실패다. 현재 포미닛의 소속사인 큐브 엔터테인먼트에는 솔로 활동을 하는 김현아 만이 남아 있으며, 다른 멤버들은 소속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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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멤버들이 해체하며 남긴 손편지

활동 기간 중에는 '뜰듯 뜰듯 뜨지 않는 걸그룹'의 대명사였는데, 2016년 해체 후 오히려 주목받는 그룹이 됐다. 안타깝게도 데뷔한 지 1년여 만에 소속사의 대표가 뇌출혈로 쓰러지며 한창 성장에 공들여야 할 시기에 동력을 잃었다. 2012년에는 같은 소속사의 선배 그룹인 카라가 일본 인기에 힘입어 함께 일본 활동을 시작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오히려 2013년 국내에서 발표한 곡 'Tell me Tell me'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7년간 발표한 곡들의 평가가 대체로 좋고, 멤버들의 재주도 많은 편이라 '뜨는 것 빼고' 다 잘하는 레인보우의 해체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2016년, 멤버 전원이 소속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팀이 해체 수순을 밟자 레인보우 멤버들은 직접 쓴 손편지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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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트와이스, AOA 등 데뷔 2~3년 차인 걸그룹은 3세대로 분류된다. 이들은 아직 소속사와 계약기간이 넉넉히 남아있을 뿐 아니라, 한창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해체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3세대 걸그룹 중에도 일찌감치 해체를 한 특이 케이스가 있다.

멤버 김소혜가 해체 후 올린 사진

데뷔 때부터 해체를 예고하고 만들어진 걸그룹 'I.O.I(아이오아이)'는 결성 8개월여 만에 공식 해체됐다. I.O.I는 음악방송 엠넷(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탄생한 11명의 멤버들로 구성되는데, 모두 소속사가 다른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I.O.I 활동 기간에도 각자 멤버들이 자신의 소속사에서 만든 그룹 활동을 병행하여 논란이 됐었다. 프로그램의 인기 덕에 데뷔하기 전부터 팬층이 두터웠는데, 이 때문에 수많은 경쟁 걸그룹 사이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팀은 해체되었지만 멤버들의 나이가 어리고 인지도가 높은 만큼, 앞으로 새로운 그룹으로 활동하게 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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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걸그룹의 평균 수명은 5~7년 정도다. 그것도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그룹에 한해서다. 인기 여부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걸그룹이 '마의 7년'을 넘지 못하는 이유는, 표준계약서 상에 명시된 연예 기획사와의 계약 기간이 7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걸그룹 멤버들은 계약기간 7년이 끝나기 전에 서둘러 '홀로서기'를 준비하는데, 이러한 개인 활동은 걸그룹 해체의 또다른 원인이 된다.

올해도 미래가 불투명한 '데뷔 7년차' 걸그룹들이 적지 않다. 올봄 JYP와 계약이 끝나는 수지가 속한 그룹 missA(미스에이), 설리가 탈퇴한 그룹 f(x), 한선화가 탈퇴한 그룹 시크릿, 가희가 탈퇴한 그룹 애프터스쿨 등이 대표적이다. 걸그룹의 존폐는 멤버 개인들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만, 팬으로서 그때 그 소녀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은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