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김정남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된 후 그가 오른쪽 팔목에 착용한 물건을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다. 노란색 구슬 여러 개를 실로 꿴 이 물건은 팔찌로 보기엔 별다른 장식이 없다. 그래서 불교의 합장주(염주)나 천주교 묵주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 종교계에선 일단 형태나 알의 크기로 보아 천주교 묵주보다는 불교 합장주에 가깝다는 의견이다.

[북한 김정남은 누구?]

김정남의 염주(혹은 팔찌) 착용은 여러 번 노출됐다. 4~5년 전부터 공항 등에서 취재진과 만났을 때 오른쪽 팔목에 노란색과 짙은 갈색 염주 2개를 겹쳐서 찬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의 사망 이후 공개된 페이스북 사진 중에도 염주를 찬 모습이 발견된다.

김정남은 불자(佛子)였을까? 현재로선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북한은 종교 탄압 국가다. 사실상 남한과 같은 개념의 출가수행자가 있는지도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김정남이 북한에서 불교를 접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조계종 관계자는 "사진으로 봤을 때 불자들이 사용하는 합장주 형태인 것은 맞는다. 그러나 합장주만으로 김정남의 불자 여부를 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정남이 주로 거주했던 중국과 마카오의 경우, 중국인들은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뜻에서 염주를 많이 착용한다는 것. 중국인들이 '불자'라는 종교적 정체성 없이도 명절이나 입시 등에는 사찰을 찾아 향을 사르고 복을 비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이 같은 염주형 팔찌는 나무보다는 호박(琥珀)·옥(玉) 등 고급 재료가 많이 쓰이고 값도 비싸다고 한다. 한 염주 전문 생산·판매자는 "사진 속 김정남의 염주를 보면서 황옥(黃玉) 혹은 호박으로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중국 현지에서 황옥 제품은 700만~800만원대, 호박 제품도 300만~400만원대의 고가"라며 "짙은색 팔찌는 나무로 만든 것 같은데 역시 고급 재료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