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검찰 차량에 타고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검찰이 오는 4일 서울구치소를 직접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구속된 이후 4일 만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4일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구속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검찰은 “3일 조사를 요구했지만,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측에서 변론 준비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해 4일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에서 박 전 대통령의 심리적 준비 상황과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구치소 조사를 요청했고,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 측의 요구사항을 들어준 것은 사회·경제적 부담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미결수 신분이어서 서울구치소를 벗어나는 순간 전직 대통령 경호 시스템이 즉시 가동된다. 박 전 대통령의 안전 확보를 위해 경호실·경찰 등 유관 기관 역시 대거 동원된다.

앞서 구속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역시 수감 장소에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검찰이 서울구치소를 4차례 방문해 조사했고, 전 전 대통령의 경우 8차례 방문 조사가 실시됐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433억원 상당 뇌물수수,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 작성 및 집행 주도 과정에서의 직권남용 등 13가지 혐의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다. 이후 신변 정리 등 시간을 주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검찰은 4일 조사를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을 수차례 더 조사한 뒤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이달 17일부터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이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